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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화 ‘연평해전’과 ‘소수의견’ 동시 개봉에 바란다

중앙일보 2015.06.25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어제 두 편의 한국영화가 동시 개봉했다. 2002년 6월 벌어진 제2차 연평해전을 소재로 한 ‘연평해전’(김학순 감독)과 2009년 1월 용산 철거민참사에서 모티프를 얻은 ‘소수의견’(김성제 감독) 얘기다. 둘 다 우리 정치 현실을 압축해 보여주는 실화 소재 영화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념적 대척점에 있고, 그만큼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정치적인 색깔은 달라도, 녹록지 않은 제작과정은 비슷하다. 두 편 모두 기획 단계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으나 실제 개봉에 이르기까지 숱한 좌초 위기를 겪었다. 정치적 부담에 따른 제작 기피 탓으로 추측될 뿐이다. 외압시비도 있었다. ‘연평해전’은 기획에서 개봉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소수의견’ 역시 촬영을 마친 뒤 극장을 잡지 못하다가 2년 만에 가까스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영화의 제작진들은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며 장르물적 완성도를 내세우고 있으나, 영화가 현실을 일깨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평해전’에는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남북관계를 의식해 군인들의 안전을 뒤로 미루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젊은 장병들이 목숨 바쳐 지킨 국가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반면 철거용역의 폭력적인 진압과 법정에서의 진실공방을 그리는 ‘소수의견’은 시종 국가와 권력의 부도덕함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동시 개봉된 두 영화는 이미 지지자들로부터 적극적인 응원전을 끌어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입장에 따른 무조건적 지지와 배척, 영화를 매개로 한 소모적인 진영 다툼의 기미까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두 영화가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제각각 담아내고 있음을 믿는다. 또한 동시 개봉이 우리 사회의 보다 성숙한 관람풍토를 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영화는 영화로 바라보는 성숙한 관객의 힘, 또 영화가 정치 진영 간 갈등을 증폭하기보다 상대 진영의 이해를 돕는 ‘문화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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