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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A to Z ④ 터보·수퍼차저] 터보의 마법 … 덩치 줄고 연료 덜 먹는데 힘은 장사네

중앙일보 2015.06.25 00:01 부동산 및 광고특집 6면 지면보기
두 개의 터보 차저를 장착한 트윈-터보 엔진.
[사진 VC 튜닝]

1905년 비행기 엔진 위해 개발
1.6L 소형 엔진이 중형차 사용돼
엔진 반응 지연은 단점 꼽혀
트윈·일렉트릭 … 방식 다양화



르노삼성이 SM5에 국산 중형 세단 중에선 최초로 1.6L 엔진을 탑재했다. 또 한국GM은 1.4L 급의 소형 엔진을 아베오와 트랙스·크루즈 등에 폭넓게 장착하고 있다. 엔진의 배기량을 낮췄는데도 성능·연비를 높인 비결은 뭘까. 이른바 ‘터보’라고 부르는 ‘과급 장치’ 덕분이다.



과급 장치의 역사는 항공기에서 시작됐다. 높은 고도에선 공기가 희박하다. 비행할 때 안정적으로 엔진에 공기를 공급할 장치가 필요했다. 스위스 엔지니어인 알프레드 부치가 1905년 이같은 장치를 처음 개발했다. 본래 ‘터보 슈퍼 차저(Turbo super charger)’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이 사용됐다. 지금은 터보 차저와 슈퍼 차저로 나뉜 형태로 발전했다.



먼저 터보 차저로 대표되는 과급 장치는 엔진의 배기가스를 이용해 회전력을 만들어주는 ‘터빈’과 터빈의 회전력을 이용해 공기를 불어넣는 ‘압축기(Compressor)’로 나뉜다.



압축기를 통과한 공기는 온도가 상승하는데 이를 낮추기 위해 ‘인터쿨러(Intercooler)’라는 보조 냉각장치를 함께 장착한다. 터보 엔진은 일반적인 ‘자연 흡기’ 엔진보다 출력을 끌어올리는 게 쉽다.



엔진에 제한된 용량의 실린더가 있지만, 공기의 양이 많아지면 마치 배기량이 커지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본다. 이 때문에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터보 랙(Turbo lag)’이 극복할 과제 중 하나로 남는다. 엔진 반응이 지연되는 현상을 말한다. 터보 엔진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배기가스가 터빈을 돌리고, 여기에 연결된 압축기가 공기를 엔진으로 밀어넣는 등 다소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터보 랙에서 자유로운 게 바로 슈퍼 차저 엔진이다. 엔진의 ‘출력 축(크랭크)’으로부터 직접 동력을 공급받아 압축기를 작동한다. 이 때문에 자연 흡기 엔진과 유사한 수준의 빠른 반응을 보인다.



그동안 터보 랙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식이 동원됐다. 우선 반응 향상을 위해 터보 차저의 크기를 축소했다. 작고 가볍게 만들면 터빈을 돌리기 쉽고, 터보 랙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터빈이 빨리 돌아가는 만큼 ‘회전 한계’에 빨리 도달해 내구성 악화와 출력 감소라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이후엔 2개의 터보 차저를 사용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처음엔 빠른 반응의 ‘소형 터보’를 사용하고, 일정 출력 이상으로 상승하면 ‘대형 터보’가 바통을 이어받는 방식이다. 이를 흔히 ‘트윈-터보(Twin-turbo)’라고 부른다.



BMW의 경우는 터보차저를 3개나 활용한 ‘트라이-터보(Tri-turbo)’ 엔진까지 선보이기도 했다. 나아가 아예 터보와 슈퍼 차저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트윈 차저(Twin charger)’라는 이름의 기술은 저속 영역에선 슈퍼 차저를 작동시켜 반응성을 높이고, 고속 영역에서는 터보 차저를 구동해 성능에 대한 장점까지 갖게 했다.



이런 기술들을 통해 빠른 반응과 높은 출력 발휘가 가능해졌지만 복잡한 구조와 큰 부피, 잔고장 같은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결국 1개의 터보 차저를 통해 성능을 만족시키려는 방향으로 연구 방향이 모아졌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VGT(Variable geometry turbo)’라는 이름의 ‘가변 터보 기술’이다. 저속에선 터빈에 공급되는 배기가스의 통로를 좁게 만들어 가스가 흐르는 속도를 높이고, 고속에선 통로를 넓게 만들어 높은 출력을 내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트윈 스크롤 터보(Twin-scroll turbo)’ 시스템은 엔진의 배기 통로에서 터빈까지 이어지는 통로를 2갈래로 나눈 기술이다. VGT보다 구조가 간단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으로 배기 압력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넓은 영역의 엔진 회전수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성능과 효율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게 됐다.



최근엔 배기가스가 터빈을 돌리지 않고, 전기모터가 터빈을 움직이는 ‘일렉트릭 터보(Electric turbo)’ 기술도 떠오르고 있다. 이미 F1에서 사용하는 기술로, 전기모터를 활용해 즉각적인 반응성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모터가 터빈을 직접 구동하면 E-터보, 전기모터가 터빈에 공기를 불어넣으면 E-부스터라고 부른다.



오토뷰=강현영·김선웅 기자 blue@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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