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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유 누리기 전엔 흥남 철수작전 안 끝난 것”

중앙일보 2015.06.24 01:23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동아시아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벤 포니(28·사진)는 23일 “유엔 70년 역사 중 최대 업적은 한국을 공산주의에서 지켜낸 것”이라며 “남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유엔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이사장 김인규)이 마련한 ‘분단 70년, 유엔 참전용사 후손들이 본 남북한 통일 전망’ 세미나에서다. 그는 6·25전쟁 당시 10만 명의 피란민을 탈출시키며 영화 ‘국제시장’에도 등장한 흥남 철수작전의 주역인 에드워드 포니 대령의 증손자다.


10만 명 구한 포니 대령의 증손자
서울대 유학, 한반도 통일에 관심

 세미나와 별도로 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남북 긴장 관계가 5년 넘게 계속되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은 남북한 주민들”이라며 “인적 교류와 문화·학술 교류 등 비정치적 상호 협력이 이뤄질 때 평화적 공존의 길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증조부가 이끈 흥남 철수작전에 대해 “한국인과 미국인, 민간인과 군인들이 협력해서 고난을 극복해낸 것”이라며 “한 개인의 영웅담이라기보다는 인도주의의 승리를 그려낸 보통 사람들의 휴먼 스토리”라고 했다.



 그는 원래 작가를 꿈꿨지만 증조부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제관계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최대 관심사는 한반도 통일이라고 했다. 그는 “북측에 남아 있는 주민들이 자유를 누리기 전까지는 흥남 철수작전이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 남북 당국은 귀는 막고 입만 열고 있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민간에서 시작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상향식(bottom up) 통일 방법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니는 미국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 후 한국 유학을 자원했다고 한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해 “김 위원장도 마음속에서는 체제 보존을 위해 (남측과의) 대화를 원할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훌륭한 아이디어지만 북한이 원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감이 없지 않다”고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변화를 원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를 위한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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