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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아베 만난다면 … 외교가선 ‘10월 제주’ 꼽는다

중앙일보 2015.06.23 00:50 종합 5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 의원연맹 회장을 접견했다. 누카가 회장은 이날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리셉션에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뉴시스]


한·일 정상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인 22일 화합의 메시지를 주고받음에 따라 연내 한·일 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언제 어떤 모양새로 회담할까
정상회담 위한 상대국 방문 부담
APEC·G20서 만남은 상징성 퇴색
“제주서 한·중·일 정상회의 열어
양자회담 따로 갖는 게 가장 좋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쿄 쉐라톤 미야코호텔에서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기념식에 참석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양국 국민의 마음을 정부가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2013년 2월,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취임한 후 한·일 정상회담은 한 번도 없었다. 한·일 정상이 취임 뒤 이렇게 오랫동안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미국 중재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두 정상 사이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지난 3월 싱가포르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 때 만나 대화를 나눴지만 양자 회담은 연 적이 없다.



 하지만 두 정상의 수교 50주년 기념식 교차 참석을 계기로 양국 외교당국의 기류가 급격히 변하고 있다.



 현재로선 한·일 정상회담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가능하다. 한쪽이 상대국을 방문해 하는 단독 양자회담,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 가을에 열릴 APEC 정상회의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국제행사를 계기로 한 회담 등이다.



 외교가에선 당장은 두 번째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정상회담을 위해 상대국에 가는 것은 아무래도 국내 정치적 부담이 크고, 다자회의 때 사이드라인에서 만나는 것으로는 전향적인 관계 전환을 기대하기엔 미흡하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10월 정도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한국에서 열고, 이때 아베 총리가 방문하면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라며 “이 회의는 한국이 호스트라는 점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올 하반기 가장 중요한 외교 목표인 3국 정상회의가 제주에서 열리길 희망한다”(5월 제주포럼 발언)며 의지를 보였다. 3국은 2010년에도 제주에서 정상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그사이 넘어야 할 고비가 아직 많다. 일본의 강제징용시설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문제는 21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실상 강제징용 사실을 어떤 식으로든 명시하는 것으로 이견을 좁혔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위안부 피해 문제 협의가 진행 중이다.



 8월에 발표될 아베 총리의 종전 70년 담화 역시 주요 변수다. 한국은 아베 담화가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총리들의 역사 인식을 담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본 뒤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여부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일 대사를 지낸 신각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일본의 대중국 전략을 봤을 때 아베 담화에서 중국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내용은 나올 것으로 본다”며 “일·중 사이의 갈등 수준이 좀 낮아진다면 한·중·일 트랙을 이용해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분위기도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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