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최고 암 전문가의 충고 “담배·술 함께하는 건 미련한 짓”

중앙일보 2015.06.23 00:05 종합 23면 지면보기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홍완기 교수는 “시민정신과 자존심을 잃지 않았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먼저 시도하는 혁신 습관 덕분에 이민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전체 암의 3분의 1가량은 예방 가능한 암이에요. 예방을 위해선 금연이 가장 중요한데, 담배는 폐암뿐 아니라 모든 암의 적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홍완기 MD앤더슨 암센터 교수
담배 피우면 DNA 시스템 폭주
유전적으로 못 끊는 건 극소수
한국인 병문안 관습 왜 문제되나
위생관리 철저히 하면 상관없어



 폐암·두경부암 전문가인 미국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의 홍완기(73) 교수는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암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홍 교수를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다’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꼽히는 MD앤더슨 암센터에서 31년째 환자를 돌보고 있다.



 -흡연하면 왜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나.



 “담배를 피우면 흡수되는 물질이 인체의 유전자(DNA)를 파괴한다. DNA를 복구하려는 시스템도 망가뜨린다. 결국 통제 기능이 말을 듣지 않아 세포가 멋대로 증식하면서 암이 된다. 특히 담배와 술을 함께하는 것은 아주 미련한 짓이다. 암은 예방 가능한 질병이다. 생활 습관만 고쳐도 예방할 수 있다.”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지 않은가.



 “니코틴 수용 능력이 비정상이어서 유전적으로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극소수 있다. 대부분은 끊을 수 있다. 금연은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내가 주치의를 맡았던 이건희 삼성 회장이 담배를 끊고 회사 직원들에게도 금연을 권한 일화는 유명하다. 자신의 스토리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전사적인 금연 정책을 편 일은 정말 존경스럽다.”



 -암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조기 발견, 올바른 치료, 그리고 환자가 암을 극복하겠다는 동기 부여가 중요하다. 동기 부여가 돼야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 내 경험에 비춰 보면 긍정적인 마음으로 의사를 잘 따르는 환자의 치료 결과가 좋다.”



 -인류가 암을 정복할 수 있을까.



 “그렇다는 믿음으로 40년 넘게 암을 연구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암은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관리될 것이다. 암 정복의 여정에서 7부 능선까지 와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암 환자의 50%는 완치된다. 나머지 25%는 암과 함께 여생을 살고, 마지막 25% 정도는 암으로 인해 일찍 세상을 떠난다. 20~30년 전 암 환자의 20~30% 정도만 완치됐던 것에 비하면 큰 진전이다.”



 -한국이 메르스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데.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은 초기 격리 조치가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의 뼈아픈 실수에서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인의 병문안 관습을 지적했다는데, 나는 견해가 조금 다르다. 가족이나 친지가 입원했을 때 인사를 가는 것은 한국인의 열정을 드러내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병문안 전후에 손을 잘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환자의 회복을 방해하지 않도록 질서를 지킨다면 꼭 없애야 할 문화가 아니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