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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교차 참석' 한국이 제안 … 일본 '윤병세 과자' 환대

중앙일보 2015.06.22 01:07 종합 3면 지면보기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1일 만난 한·일 외교장관은 정상회담에 대해 “대화의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윤병세 외교장관), “적절한 시기에 실현해야 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기시다 외상)고 설명했다. [중앙포토]


한·일 양국 정상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상대방 정부가 주최하는 기념식에 교차 참석하기로 했다. 악화 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도 선순환으로 돌아설 계기가 마련됐다. 외교가에선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한·일 정상이 찾는 수교 50돌 행사



 두 나라 외교부는 양국 정상의 교차 참석 방안을 올봄부터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국이 먼저 일본에 제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수교 50주년 기념일의 큰 그림을 생각해 봤을 때 양국 정상이 상대국 정부의 행사에 나타나는 것 이상의 좋은 그림은 없다는 공감대가 정부 내에 있었다”며 “올해를 그냥 넘기지 말자는 양국 정상의 의지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갈 수 있으면 가 보자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사이 상당한 ‘밀고 당기기’도 있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1~2주 전까지만 해도 교차 참석이 성사될 가능성은 반반 수준밖에 안 됐다”고 전했다.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이 전격적으로 추진되면서다. 일본 측이 한국 정부 내 대일 강경주의자로 상징되던 윤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 일본에 오는 점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의전 등에서 윤 장관을 각별하게 예우했다고 외교가 소식통들은 전했다. 21일 하네다공항에선 차관보급인 외무성 정무관이 윤 장관을 맞았고, 총리실과 외무성 인사 수십 명이 나와 환영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과 회담 뒤 만찬에서 일본 측은 ‘깜짝 선물’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윤 장관이 좋아하는 일본식 과자에 ‘윤병세’란 이름을 새겨 줬다”고 전했다.



 또 22일 오후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기념식에서 만나기로 돼 있는데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전에 미리 윤 장관을 면담하기로 했다. 윤 장관이 들고 갈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중요하게 받아들인다는 배려라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정부 당국자는 “박 대통령에게는 아베 총리의 특사로 오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자민당 의원이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며 “기념식에서 각각 축하연설을 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두 정상이 22일 하루에만 두 차례 간접 메시지를 교환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으로 가기 전 트랙이 가동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가을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열고 이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윤 장관은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여운을 뒀다. 하지만 외교장관회담에선 양측이 긍정적인 사인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윤 장관은 “민감한 현안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이를 잘 풀어 나가 그 토대 위에서 정상회담 분위기를 조성하자”고 말했고, 기시다 외무상도 이심전심이라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 두 장관은 다자회의 등 하반기의 여러 외교 일정을 계기로 기회가 될 때마다 만나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사실상 정례화하자는 것에도 합의했다고 한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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