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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만 되면 수천만원 번다 카데예"

중앙일보 2015.06.21 18:44
#1. 19일 오전 9시 부산 연산동 해운대자이 2차 아파트 견본주택. 아침부터 방문객이 몰려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150m에 달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를 걱정해 마스크를 쓴 사람도 보였다. 이 아파트 김필문 분양소장은 “메르스 때문에 걱정했는데 아침 6시부터 와서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오전 7시쯤 왔다는 이영민(55·부산 해운대구)씨는 “당첨되면 4000만~5000만 원은 당길 수 있다기에 돈 좀 벌러 왔다 아인교”라고 말했다. 견본주택 주변에선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 10여 곳이 “당첨되면 연락 달라”며 연신 명함을 돌렸다.


부산·대구 뜨거운 분양시장

#2. 서울 문정동에 사는 정소정(38)씨는 20일 주말을 맞아 대구 대명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았다. 정씨는 올 들어 대구에 나온 3개 단지에 모두 청약했지만 떨어졌다. 고민 끝에 이날 웃돈(프리미엄) 5000만 원을 주고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84㎡형(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을 매입했다. 그는 “지금 웃돈을 주고 사더라도 입주 때가 되면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남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여름 폭염보다 뜨겁다. 다른 지역 주택시장도 수도권에 비해 활발하다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특히 부산·대구는 과열 양상까지 빚고 있다. 신규 분양 단지마다 청약 인파가 최고 수만 명씩 몰리고, 청약통장 불법 거래가 판치고 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외지인 ‘원정 청약’도 성행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지난 4월 부산 광안동에서 분양된 광안 더샵은 평균 379대 1, 최고 1106대 1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5월 말 대구에 나온 동대구 반도유보라는 1순위 청약에서 387가구 모집에 10만6020명(평균 273대 1)이 몰렸다.



아파트 분양권을 찾는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대구에선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거래량의 절반에 이르는 분양권이 거래됐다. 수요가 늘면서 분양권 값은 계속 뛴다. 부산 광안 더샵의 로열층은 분양권에 1억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다. 지난달 대구에서 분양한 동대구 반도유보라를 사려면 분양가보다 5000만~7500만 원은 더 얹어줘야 한다. 동대구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청약에서 떨어진 지역 실수요자는 물론 외지인 분양권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저금리 기조와 전셋값 상승 여파가 맞물리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는 영향이다. 부산 우동 행복자이공인 이남이 사장은 “저금리로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려 전셋값이 치솟자 사람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린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부산·대구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각각 70%, 75.6%로, 서울·수도권(70.2%)과 비슷하거나 더 높다.



이에 반해 청약 규제는 서울·수도권보다 느슨한 편이다. 부산·대구 등 지방에선 청약통장을 만들고 6개월이 지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생긴다. 재개발·재건축 단지 등 민간택지 아파트는 전매제한 기간이 없어 계약과 동시에 팔 수 있다. 최근 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분양대행회사 사장은 “일부 실수요자들과 외지인들이 청약가점이 높은 통장을 500만~600만 원에 사들여 청약하는 예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양시장의 열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2011년부터 부산·대구에서 분양이 늘면서 지난해부터 입주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올해 3만3000여 가구, 내년 5만3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내년이 되면 공급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투자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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