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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한 금연정책은 명확한 흡연구역 지정

중앙선데이 2015.06.21 15:37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대표적 행위 중 하나가 흡연이다. 흡연은 때로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2001년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서 흡연하며 보행하던 행인의 담뱃불이 뒤따르던 아이의 눈에 맞아 시력을 잃게 했다. 2014년 서울에서는 한 아파트 주민이 베란다 밖으로 버린 담배꽁초가 지나가던 유모차에 떨어져 타고 있던 아기가 2도 화상을 입었다. 이런 극단적인 사고뿐 아니라 도시 속 간접흡연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비흡연자 입장에서 보면 금연구역이 확대될수록 거리의 간접흡연이 늘어나는 현실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 이유는 금연정책 홍보가 현장 중심의 공공소통 측면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은 금연구역 확대가 아닌 명확한 흡연구역 지정에서 시작돼야 한다. 혐오적인 공포 캠페인이 아니라 흡연구역(designated smoking area)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기반으로 사회적 소통을 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건물 외부에 노란색으로 구역을 지정하는 등 흡연구역을 표기하고 이를 어기면 엄격하게 처벌한다. 흡연구역은 가장 효과적인 금연 홍보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싱가포르 암협회(Singapore Cancer Society)는 흡연구역을 관 모양으로 표기해 흡연의 결과를 흡연자 스스로 상상하도록 했다(사진). 작은 아이디어로 만든 사례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흡연구역이 필수적인 공공장소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LOUD는 현장에서 흡연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체를 고민했다. 그래서 스모커스 폴(smokers pole)로 흡연구역을 명확히 하는 시도를 했다. 노란색 선과 스모커스 폴이 있는 곳이 흡연구역이라는 인식을 사회 구성원이 공유할 때 그곳은 비흡연자에게 접근금지 공간이 된다. 흡연구역이 명확해지면 비흡연자는 간접흡연을 피할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다. 흡연자는 사회가 요구하는 흡연 예절을 인식해 불필요한 사회 갈등도 줄일 수 있다. 강력한 금연정책과 함께 올바른 흡연문화 조성을 위한 공공시설이 필요한 이유다.



 LOUD가 이런 현장 중심, 인프라 기반 소통을 제안하는 것은 흡연 현장과 그곳을 지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흡연자를 소통의 상대로 배려할 때 금연 캠페인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200여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금연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대중매체에 의존하는 광고 홍보에서 벗어나 국민의 작은 불편에 집중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공소통을 추천한다.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중앙SUNDAY 콜라보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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