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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투톱 지소연-박은선, 스페인전에 뜬다

중앙일보 2015.06.17 07:51




여자축구 대표팀의 해외파 공격수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과 박은선(29·로시얀카)이 드디어 월드컵 무대에 함께 나선다.



윤덕여(54) 대표팀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즈다운 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은선의 몸 상태를 계속 주시했다. 3차전 스페인과의 경기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기 때문에 선발로 출전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FIFA 랭킹 18위 한국은 현재 E조 4위(1무1패·승점1)로 처져있다. 18일 오전 8시 오타와에서 열리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스페인(14위)전을 반드시 이겨야 16강 진출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윤 감독은 그동안 기용하지 않았던 박은선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은선은 이번 대회 내내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다. 지난 3월 키프러스컵에서 왼쪽 발목을 다친데 이어 지난달 초 러시아 리그 경기에서 오른 발목마저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훈련할 때는 붕대를 감고, 끝나면 얼음찜질로 보호하지만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전날 스페인과의 3차전을 앞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출전 가능성을 보였다. 남자 선수같은 체격(1m82㎝,76㎏)이 돋보이는 박은선은 A매치 32경기에서 17골을 터뜨릴 정도로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 지난 2경기에서 25개의 슛을 날리고 단 2골에 그친 한국에겐 꼭 필요한 존재다.



윤 감독은 "오늘 최종 훈련을 통해서 박은선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이다. 아까 개인적인 면담을 했는데 박은선이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본다. 선발로 나가도 충분히 잘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부진했다. 지난 10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E조 조별리그 브라질과의 1차전. 지소연은 체격과 개인기가 좋은 브라질 선수들에게 막혀 슈팅을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스로 "전반 27분에야 처음으로 볼 터치를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14일 코스타리카와의 2차전에서는 페널티킥으로 월드컵에서 첫 골을 넣었다. 하지만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이날 지소연은 슈팅 4개, 유효슈팅은 2개를 기록했다. 페널티킥도 유효슈팅이니까 지소연이 2경기에서 제대로 슛을 시도한 건 한 번 뿐이다. 지소연은 16일 오타와 알곤킨대학 축구장에서 열린 공식훈련을 마친 뒤 "실수가 많았다. 많이 뛰어서 기회를 만들어야 했지만 부진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소연은 한국 최고의 여자축구 스타다. 지난 2010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의 3위를 이끌었다. 당시 실버볼(MVP 투표 2위)과 실버슈(득점 2위·8골)를 받았다. 2011년 일본 여자 실업축구 최강팀 고베 아이낙에 입단해 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해에는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축구 종가 잉글랜드 여자프로축구리그(WSL)에 진출해 19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하위권이던 첼시 레이디스를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4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가 수여하는 '올해의 여자선수상' 까지 받았다. 작은 체구(1m61㎝·50㎏)지만 빠른 드리블에다 골 결정력까지 갖춰 '지메시'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지만 생애 첫 월드컵에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모양이다. 지소연의 부진에 축구 팬들은 '여자 박주영'이라고 꼬집었다. 남자축구 대표팀 공격수였던 박주영(30·FC 서울)이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 슈팅 0개에 그쳤던 걸 빗댄 표현이다. 지소연도 "팬들의 비판을 알고 있다. '월드컵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는 말이 맞다"고 인정했다.



윤 감독은 지소연을 따로 불러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잘 이겨내야 한다.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격려해줬다. 지소연은 스페인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스페인은 개인기와 조직력이 좋다. 그래도 브라질만 하겠나.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 며 "볼을 가지면 적극적으로 드리블하고 슛을 날리겠다"고 말했다.



오타와=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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