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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환자 100명 층별 격리 이동 … 확산 막은 좋은강안병원

중앙일보 2015.06.17 02:20 종합 5면 지면보기
143번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인 이모(31)씨가 지난 12일 부산 좋은강안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그는 확진환자가 나온 대전 대청병원에서 컴퓨터 관련 일로 파견 근무를 했고, 지난 1일 부산으로 돌아와 병원 세 곳과 시내를 돌아다녔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게 하려면 분초를 다투는 초기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매뉴얼대로 초기 봉쇄해 방역 모범
“환자 발생” 즉각대응팀 내려와
부산시·병원과 ‘코호트 격리’ 결정
직간접 접촉자 격리병동 만들고
동시에 경찰과 함께 CCTV 분석
27시간 만에 병원 봉쇄 완료

 중앙메르스대책관리본부 민관합동태스크포스(TF) 즉각대응팀이 나섰다. 5분 대기조처럼 준비하고 있다가 13일 부산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후 3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와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김성민 교수가 좋은강안병원에 도착해 상황 파악에 착수했다. 감염내과 전문의 2명은 부산대병원으로 가 부산지역 대형병원 의료진 10여 명을 불러 메르스의심환자 대응요령을 설명했다. 이어 즉각대응팀 산하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 조은희 질병본부 감염병감시과장 등이 부산시청에 당도했다. 오후 7시30분 즉각대응팀·부산시·병원관계자가 논의 끝에 코호트 격리를 결정했다. 병원을 통째로 격리해 추가 감염을 막기로 했다. 이 교수는 “ 병실을 돌아보고 동선을 확인해 감염 위험 범위를 설정하고 환자 격리방법을 지정했다. 노출 가능성이 작은 병동에 있던 환자는 빨리 퇴원시켜 격리병실을 확보하기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우선 병원 출입 봉쇄가 급했다. 부산시가 부산경찰청에 도움을 청했다. 이날 오후 11시 의경 1개 중대가 병원 출입을 차단했다.



 이후 환자를 밀접 접촉자, 간접 접촉자, 퇴원 가능한 사람(자가격리 대상자)으로 분류했다. 밀접 접촉자는 11, 12층 1인실에 격리하고 간접 접촉자는 7~10층으로 옮겼다. 100여 명의 환자가 이동했다. 그 다음 간병인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환자와 의료진이 동요하지 않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문제는 신장 투석 환자였다. 메르스 고위험군이다. 투석을 위해 병원에 올 때 별도의 동선을 이용하도록 했다. 엘리베이터 하나를 3층 투석실 전용으로 만들었다.



 12층 노인병동과 격리병동 사이의 통로는 아예 막아버렸다. 마지막 남은 과제는 정기적으로 약을 타 는 고혈압 환자였다. 병원 안으로 들일 수 없었다. 야외 진료소를 만들었다.



 환자 이모씨의 동선 파악을 위한 폐쇄회로TV(CCTV) 분석도 병행했다. 부산시청이 일선 경찰서 소속 4명, 부산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1명 등 5명의 경찰관을 파견 받아 분석을 주도하게 했다. 이렇게 대략의 윤곽이 잡힌 게 14일 오후 6시쯤이었다. 즉각대응팀 부산 도착 이후 27시간 만이었다. 질병본부 조 과장은 “병원 경영진이 코호트 격리에 동의했고 부산시·경찰 등과 협조가 잘돼 단시간에 가닥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각대응팀은 메르스가 최고조에 달할 무렵인 지난 8일 출범했다. 감염내과 전문의 15명과 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보건 분야 공무원이 주축이다. 좋은강안병원 봉쇄는 즉각대응팀이 매뉴얼을 제대로 작동한 대표적 사례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고위 관계자는 “부산 좋은강안병원 사례는 모범이 될 만하다.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실패에서 아주 값비싼 교훈을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노진호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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