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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흘러버린 강물처럼 돌이킬 수 없는

중앙일보 2015.06.17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준결승 2국>

○·탕웨이싱 9단 ●·박정환 9단



제14보(161~172)= 박정환이 터무니없는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백 대마가 살아갈 길은 없다. 박정환은 물론, 탕웨이싱도 그런 사실을 모르지 않으나 수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수순은 의미가 없다. 기회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흘러버린 강물처럼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안다. 순례자의 고행,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이다. 이 대국을 잃어도 1승 1패, 원점. 마지막 승부에 임하기 전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한다.



 실패의 원인도 찾았을 것이다. 변화를 유도해 전국의 흐름을 바꿔보려다 의표를 찔렸다. 백△로 우상귀를 미끄러지는 순간 결정적인 판단의 차이가 있었다. 탕웨이싱은 중앙 백돌을 수습 가능한 가벼운 돌로 보았고 박정환은 대가를 톡톡히 받아낼 공격대상으로 보았다. 그리고 박정환의 판단이 옳았다.



 그 뒤로 흑은, 단 한 차례도 우위를 잃지 않았다. 중앙 공격 이후 흑은 마라도나, 메시처럼 리드미컬한 드리블로 백 대마를 유린했다. 162부터 171까지 움직일 곳은 다 움직여보고 찔러볼 곳은 다 찔러보았으나 흑의 방어선은 금성철벽, 빈틈이 없다.



 “이제 더 갈 곳도 없네.”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검토진의 말. 172 다음 ‘참고도’ 흑1 이하 9까지, 흑은 살고 백 대마는 죽는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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