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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구조조정 기회 … 미 금리인상 등 상황변화 대비할 때

중앙일보 2015.06.15 00:11 경제 3면 지면보기
황혜정(37)씨는 2008년 1월 아파트를 사면서 2억원을 빌렸다. 결혼을 앞두고 큰 마음을 먹고 내 집 마련에 도전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인 모기지론을 이용했다. 이후 금리가 계속 내려가자 황씨는 3년 전 연 4.6% 고정금리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탔다. 아직까지도 월급 상당 부분을 이자와 원금을 갚는데 쓰고 있는 황씨 부부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또 내려갔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황씨는 “한 번 더 대출을 갈아탈 생각이다. 그런데 금리가 더 내려갈지 아닐지 몰라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중 어떤 걸 선택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예금자는 이자보다 절세 신경써야
연 4~5%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다시 짜는 게 유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몰고온 경제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1.5%로 낮췄다. 한은의 선택은 예금 생활자와 대출자 모두에게 고민을 안겼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예금 금리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시중은행은 잇따라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YES큰기쁨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1.65%에서 1.4%로 0.25%포인트 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일부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폭(0.25%포인트)만큼 낮출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1.4%로 0.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도 예·적금 금리 인하 시기와 조정폭을 검토 중이다.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 수입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생활은 한층 팍팍해졌다. 한은이 예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다. 1%대 초중반에 불과한 예금 이자율로는 오르는 물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 이미 반 년이 지났다”며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금리가 낮을 땐 한 푼이라도 세금을 아끼는 게 재테크”라며 “우선적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재형저축, 소장펀드 등 절세형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굴려야 한다”고 했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투자와 절세에 주목해야 한다”며 “연 4~5% 수익을 낼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설된 비과세 종합저축도 챙겨야 한다 . 만 61세 대상으로 납입 한도 50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 이자 생활자만큼이나 대출자들 고민도 커졌다. 금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PB인 박일건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팀장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라면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볼 만 하다. ”이라고 했다.



 싼 이자에 혹해 과도한 대출을 받는 건 금물이다. 대출을 최소한으로 하고 초저금리인 현 상황은 ‘빚 구조조정’의 기회로만 삼아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미국이 올해 안 정책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외부 요인 탓에 대출 금리가 오름세를 탈 위험이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대출은 주택구입자금, 전세자금 등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받고 이자가 싸다고 1억원 대출 받을 걸 1억5000만원 받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이후 대출 이자가 올라갈 때 큰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어 “마이너스통장 대출, 카드론 같은 고금리 대출을 다른 낮은 금리 상품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부득이 신규 대출을 받으려 한다면 이자 산정의 기준이 되는 원금이 계속 주는 원리금 분할상환 조건으로 해서 이후 이자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숙·염지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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