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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아이언 버린 박인비, 웨지 4총사로 ‘정밀 무장’

중앙선데이 2015.06.14 03:07 431호 23면 지면보기
박인비는 쇼트 게임의 정확도를 높이려 웨지 4개를 갖고 다닌다. 사진은 웨지로 샷을 하는 모습.[중앙포토]
LPGA 투어 선수들의 캐디백. (왼쪽부터) 김세영·박인비·리디아 고·유소연. [사진 김두용]
12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골프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이 열리고 있는 이곳의 연습 그린에 놓여 있는 선수들의 캐디백은 각양각색이었다. 캐디백은 프로 골퍼들에게 돈으로 통한다. TV 화면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에 움직이는 광고판이라고도 불린다. 선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고, 헤드 커버의 캐릭터에는 선수들의 취향이 녹아 있다.

LPGA 스타의 골프백 들여다 봤더니

 박인비(27·KB금융)는 강아지 인형 모양의 드라이버 헤드 커버를 사용한다. 한국의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 ‘새미’를 본뜬 것이다. 항상 새미와 같이 있고 싶은 생각에 특별히 제작했다고 한다. 김세영(22·미래에셋)의 헤드 커버에도 강아지 문양이 가득하다. 리디아 고(18·캘러웨이)는 곰돌이 커버를 좋아한다.

 캐디백에 꽂혀 있는 클럽을 분석하면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다. 리디아 고, 박인비, 김세영, 유소연(25·하나금융)이 어떤 클럽을 애용하는지 들여다봤다.

박인비 드라이버, 10.5도 젝시오
박인비는 던롭 젝시오 드라이버 10.5도에 테일러메이드 우드와 하이브리드 클럽을 쓴다. 3번 우드의 로프트는 14.5도, 5번 우드는 18도다. 하이브리드 클럽은 25도짜리다. 아이언은 던롭 제품으로 6번부터 피칭 웨지(PW)까지 사용한다. 5번 아이언 이상의 롱아이언은 아예 쓰지 않는다. 주목해야 할 점은 웨지다. 박인비는 클리블랜드의 갭 웨지(46도), 어프로치 웨지(50도), 샌드 웨지(58도)를 사용한다. 피칭 웨지까지 더하면 웨지만 총 4개다. 촘촘한 라인업으로 쇼트 게임에 치중한 클럽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박인비는 피칭 웨지로 125야드를 날려 보낸다. 여자선수치곤 거리가 많이 나는 편이다. 어프로치 웨지로는 100야드를 보낸다. 박인비는 “피칭과 어프로치 웨지 사이에 25야드의 거리가 붕 뜨게 돼서 46도 웨지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트 게임의 정점은 퍼터다. 캘러웨이 오딧세이 투볼 퍼터를 쓰는 박인비는 “얼마 전 내 눈에 꼭 맞는 잘 생긴 퍼터를 찾았다. 같은 모델이라도 그립을 잡으면 느낌이 각기 다르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 5월 노스텍사스 슛아웃 대회부터 퍼터를 교체한 뒤 전성기의 퍼트감을 회복하고 있다.

리디아 고, 최근 5번 아이언 추가
리디아 고는 지난 5월 킹스밀 챔피언십 때부터 20도 하이브리드를 빼고 캘러웨이 5번 아이언을 추가했다. 투어 프로로는 드물게 하이브리드 3개(20도, 23도, 25도)를 넣고 다녔지만 세컨드 샷의 정확성을 높이려 하이브리드 한 개를 빼고 5번 아이언을 추가했다. 리디아 고는 “하이브리드를 짧게 잡고 치면서 거리 조절을 했는데 최근에 정확성이 떨어져 클럽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 80%가 넘는 그린 적중률로 고공 행진을 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자 거리 조절이 쉬운 5번 아이언을 추가한 것이다.

 리디아 고는 캘러웨이 빅버사의 9도 드라이버와 3번 우드(14도), 5번 우드(18도)를 사용한다. 웨지는 맥대디 제품을 사용하며 로프트 각은 52도와 59도로 맞췄다. 59도는 샌드웨지다. 52도 웨지로는 100야드 이내에서 어프로치를 할 때 스윙 크기와 강약 조절로 거리를 맞춘다.

김세영, 하이브리드 대신 롱 아이언
김세영의 캐디백에선 장타자의 면모가 보인다. 여자 선수들이 다루기 힘들어하는 4번 아이언이 꽂혀 있다. 4번을 잘 활용하면 긴 파3, 파4 홀에서 수월하게 그린을 공략할 수 있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도 4번 아이언의 위력이 나타났다. 김세영은 420야드가 넘는 긴 파4 홀과 180야드의 파3 홀에서 4번 아이언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대부분의 여자 프로골퍼들은 180야드 거리가 남으면 하이브리드를 쓴다. 하지만 아이언보다는 바람의 영향을 더 받고 정확도도 떨어져 거리 조절에 애를 먹는다. 하지만 김세영은 롱아이언을 들고 거침없이 샷을 한다.

 김세영은 로프트 9.5의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를 쓴다. 3번 우드(14도)와 5번 우드(19도)도 같은 회사 제품이다. 4번 아이언이 있어 하이브리드는 23도 1개 밖에 없다. 아이언과 웨지(3개)는 모두 미즈노 제품. 어프로치 웨지(50도)로 110야드 이내의 거리를 공략한다. 김세영은 “클럽 스펙이 딱 맞기 때문에 3년 동안 계속 같은 구성으로 쓰고 있다. 앞으로도 바꾸지 않겠다” 고 말했다.

유소연, 쇼트 게임 고려해 클럽 구성
유소연도 쇼트 게임을 고려해 클럽을 구성했다. 피칭 웨지와 50도, 54도, 58도 등 모두 4개의 웨지를 활용한다. 그린에 떨어져 구르는 길이를 판단해 웨지를 다르게 선택한다. 그래서 특별하게 갭·어프로치·샌드 웨지로 세분화하지 않았다.

 유소연은 “웨지마다 스핀량이 다르기 때문에 거리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100야드 내에서 거리를 컨트롤해 버디 찬스를 최대한 많이 만들려다 보니 2010년부터 웨지를 4개씩 꽂고 다녔다”고 했다. 9.5도 드라이버와 18도 5번 우드는 혼마 투어월드 시리즈를 쓴다. 14도 3번 우드와 58도 웨지는 캘러웨이 제품이다. 하이브리드(22도) 클럽은 1개만 사용한다. 거리에 따라 5번 아이언을 쓰는 경우도 있다. 유소연은 혼마 아이언을 사용한다. 드라이브샷 거리는 250야드 내외로 박인비와 비슷하다. 티샷 거리가 긴 편이 아니어서 쇼트 게임을 잘해야 한다. 그래서 웨지를 4개나 마련한 것이다.

 임경빈 JTBC골프 해설위원은 “선수마다 14개 클럽 구성이 각각 다르다. 자신의 샷거리와 특성에 따라 클럽을 구성하기 때문에 캐디백은 선수의 개성을 나타내는 거울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리슨(뉴욕주)=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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