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 정부, 초기에 신속·투명하게 정보 공개했어야”

중앙선데이 2015.06.14 00:32 431호 5면 지면보기
후쿠다 게이지(왼쪽) WHO 사무차장과 이종구 합동평가단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 초기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세종=프리랜서 김성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초기 대응 과정의 혼란에 대해 완곡하지만 뼈아픈 분석을 내놨다.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공동단장인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국가라도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놀라고 조정하는 시기가 있다”면서도 “정확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투명성(transparency)이 신뢰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밝혔다.

[메르스 쇼크] WHO 공동평가단 어제 기자회견

 평가단은 한국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원인으로 소통 문제와 거버넌스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감염자가 폭증한 원인으로는 ▶일부 병원의 감염병 통제장치 부재 ▶가족·친구의 문병 문화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는 ‘의료쇼핑’ 관행을 꼽았다.

 -정부 초기 대응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종구 평가단 공동단장)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가 중요했는데 그게 실패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위험 관리에서 제일 중요한 거버넌스 확립이 제대로 안 돼 초창기 혼란이 있었다.”

 -거버넌스가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나.
 “(후쿠다 사무차장) 이번 상황은 공중보건 부문과 의료 부문이 더 강력한 체제를 갖추려면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감염병이 발생하면 전문가·역학자·실험실 등이 필요하다는 점도 깨닫게 됐다. 기존에 갖춰져 있던 제도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훌륭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보여줬다. 더 강력한 대비체제를 갖추기 위해 많은 투자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병원의 문제가 뭔가.
 “(후쿠다) ‘닥터쇼핑(doctor shopping)’ 관행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감염자가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면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킬 확률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복잡한 응급실에서는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높은데 아무리 최적화된 예방 통제조치가 있더라도 붐비는 곳에선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잘 이행할 수 있는지가 과제라고 생각한다.”

 -공기 전파에 대한 우려가 큰데.
 “(이종구) 여러 가능성을 두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접촉감염 내지 비말(飛沫)감염이란 결론을 내렸다. 예외적으로 일정한 장소에서 (공기 전파)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역시 지역 사회 전파를 일으킬 만한 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더 해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메르스 확산을 중단시키고,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
 “(후쿠다) 한국 정부가 진행 중인 조치들을 계속해서 강력한 수준으로, 상황이 완전 종료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아직 우리가 완전하게 파악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정보 사항의 갭(gap·간극)이 있고, 언제든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있어 강력한 모니터링을 계속해야 한다. 정보 갭을 메우기 위한 과학적 연구도 중요하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구독신청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