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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환자 첫 확진 … 감염경로 미스터리

중앙일보 2015.06.12 02:26 종합 2면 지면보기



70대 환자 들른 삼성서울 정형외과
같은 층의 응급실과 30m 거리
확진 판정 경찰은 동선 불분명
병원 밖 지역사회 감염 우려

감염경로가 종전과 다르거나 불확실한 환자가 나와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삼성서울병원·평택성모병원 등 메르스 진원지에서 감염된 환자였는데, 이 범주를 벗어난 듯한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그동안 감염자는 모두 ‘병원 내 감염’이다. 병원 밖 감염(지역사회감염)에는 사전 징조가 있다. 감염경로를 모르는 경우다.



 11일 확진 판정을 받은 115번 환자(77·여)가 이런 경우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경남 창원으로 갔다. 응급실에 들른 적이 없다. 그런데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에서의 감염자 55명 중 응급실 외 감염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의 수퍼 전파자는 14번 환자(35)다. 공교롭게도 정형외과 진료실은 응급실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다. 두 곳의 거리는 30m 안팎이다.



 삼성서울병원과 보건 당국은 115번과 14번이 1층 어딘가에서 접촉했을 거라고 추정한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화장실이다. 응급실과 정형외과 사이에 화장실이 있다. 그런데 115번은 여자, 14번은 남자다. 화장실 입구에서 스치면서 옮긴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14번 환자는 가장 강력한 수퍼전파자다. 그렇더라도 스치면서 옮겼다면 다른 감염자도 나와야 한다. ‘화장실설’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다음 가능성은 영상촬영실이다. 115번 환자는 27일 오후 2시 병원에 와서 X-선 촬영을 했다. 14번은 그날 낮 12시30분쯤 응급실에 왔는데 그 직후 영상촬영실에 갔는지가 불확실하다. 14번 환자가 X-선 촬영 때 바이러스 비말(침방울)을 촬영실 여기저기에 묻혔고 그 이후 115번 환자가 만졌다면 설명이 가능해진다. 14번 환자가 1층을 돌아다니다 마주쳤을 가능성도 있다. 이 환자는 27일 병원에 온 첫날 상태가 나쁘지 않아 휠체어를 탔고 다음날은 악화됐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11일 브리핑에서 “휠체어를 타고 응급실 밖을 돌아다니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19번 환자(35)는 더 모호하다. 경찰관인 이 환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친구와 술을 마셨다. 하지만 친구는 메르스 음성이다. 친구한테 옮은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동안 드러난 감염 경로와 일치하는 유일한 동선은 평택 박애병원이다. 이 환자가 지난달 31일 이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메르스 민관합동본부 즉각대응팀 엄중식(서울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평택 박애병원이 이미 확진자가 경유하거나 발생한 병원이기에 여기서 접촉을 통해 발병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119번 환자의 동료 경찰관 9명은 10일부터 자가 격리 중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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