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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는 메르스 청정섬인데” … 6만7000명 관광 취소, 경제 흔들려

중앙일보 2015.06.12 02:19 종합 4면 지면보기
원희룡 제주지사
11일 낮 12시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 쇼핑 가게가 몰려 있고 먹거리도 다양해 제주도를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꼭 찾는 관광명소 중 하나다. 하지만 인파가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바오젠거리는 한산했다. 450여m의 거리에 유커는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몇몇 유커는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중국어 간판을 내건 가게들도 손님이 뚝 끊긴 상태였다.


중국, 4개 직항 노선 운항 중단
“방역체계 만반의 준비 갖췄다”
원희룡 “안심하고 오시라” 호소

 이날 오후 2시쯤엔 3500여 명의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평소 같은 활기는 찾기 힘들었다.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는 현대권(46)씨는 “이달 초부터 중국인이 급격히 줄어 매출이 30%가량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도 내 다른 관광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에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10일 이곳을 찾은 탐방객은 6290명으로, 지난달 마지막 주 평일 평균 탐방객 수(1만2000여 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주도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제주도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그런데 메르스를 겁낸 관광객들이 속속 일정을 취소하면서 제주도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제주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관광취소객은 내국인 3만5000여 명, 외국인 3만2000여 명 등 모두 6만7000여 명에 달한다.



 제주관광공사 측은 “외국에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중화권을 중심으로 여행사 단체관광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항저우(杭州)·닝보(寧波)·원저우(溫州)·난징(南京)과 제주를 잇는 직항 노선의 운항도 중단됐다. 30일 제주에 들를 예정이었던 크루즈선 프린세스 사파이어호도 입항을 취소했다.



 수학여행을 취소한 국내 학교도 8일까지 35개교(6384명)에 이른다. 국내 기업체들은 단체 연수 행사를 줄줄이 연기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이마트는 6월 이후 매출이 5%가량 줄었고, 수산시장은 10% 정도 매출이 줄었다.



 하지만 정작 제주도는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가 한 명도 없는 메르스 청정 지대다. 11일 현재 제주 지역의 메르스 의심 신고는 모두 25건인데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이 직접 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장을 맡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지사 중심의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4일부턴 공항·항만에 발열감시기를 설치해 제주도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있고, 환자 발생 시 즉각 격리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제주대 병원 등 8개 병원에 115병상(음압 21)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원 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제주도를 ‘메르스 청정섬’으로 지켜내기 위해 만반의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 제주도 여행은 안심하고 해도 좋다”고 말했다.



김정하 기자, 제주=최충일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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