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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51명 … 김외한 최연소 위안부 할머니 별세

중앙일보 2015.06.12 02:07 종합 10면 지면보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최연소인 김외한(사진) 할머니가 1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1세. 김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1명으로 줄었다.


강제로 끌려갈 당시 11세
생전에 “도움 준 사회에 죄송”
네팔 지진 때 성금 보태기도

 경북 안동 출신인 김 할머니는 1945년 2월 강제로 일본 홋카이도로 끌려갔다. 당시 나이는 만 11세. 초경도 시작되기 전이었지만 위안소에서 일본군으로부터 반복적인 성행위를 강요받았다.



 김 할머니는 이듬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엔 깊은 상처가 남았다. 김 할머니는 “어릴 적 친구들이 다 끌려가 죽고 나 혼자만 살아 돌아왔다”며 “열한 살 어린애를 데려다 무자비하게 능욕한 그놈들(일본군)은 사람도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제 강제징용을 당했던 남편과 결혼한 뒤 4남1녀를 뒀다.



 김 할머니는 결혼 후 줄곧 안동에서 남편과 함께 생활해 오다 2012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나눔의 집 측은 “할머니가 당시 무릎수술을 받은 뒤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이곳에서 잠시 건강을 회복해 다시 고향으로 내려갔지만 상태가 악화돼 지난해 7월 재입소했다.



 나눔의 집 측은 “김 할머니가 입소 생활 중 항상 ‘남편이 보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의 남편 역시 안동에서 한 달에 한 번꼴로 올라와 할머니를 살폈다고 한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생전 “일본 정부가 반드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또 “많은 도움을 준 우리 사회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네팔 지진이 일어나자 지난달 12일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9명과 함께 5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 생계급여를 차곡차곡 모은 돈이었다.



김 할머니는 올 들어 네 번째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다. 지난 1월 황선순(89) 할머니, 5월 이효순(91) 할머니 등이 노환으로 숨졌다. 김 할머니 빈소는 경북 안동의료원에 차려지고, 발인은 13일이다.



조혜경·장혁진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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