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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tech NEW trend] 투자 코스 달라지니 … 코스닥이 달리네요

중앙일보 2015.06.12 00:03 경제 2면 지면보기
요즘 주식 시장에선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이 무색하다. 올 들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이 6.8% 오르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29.5% 상승했다. 최근엔 두 시장의 방향도 갈렸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 4월 말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인 반면 코스닥 시장은 파죽지세다. 지난 8일(716.43) 연중 최고치를 달성더니, 다음달(722.51) 이를 갈아치우며 7년 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강세는 펀드 시장의 성과도 갈라놓았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선 7조780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중소형주 펀드엔 1755억원이 유입됐다. 코스닥 시장이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뭘까. 지금이라도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게 맞을까. 6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물어봤다.


리서치센터장들이 뽑은 강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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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투자에서 벤처 투자형 투자로 바뀌었다. 코스닥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변했다는 말이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의 말이다. 투자 주체가 크게 변한 건 아니다. 여전히 코스닥 시장의 큰 손은 개인이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 스타일은 달라졌다. 과거엔 가치 측면에서 현재 싼 주식이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지금은 향후 싸질 것 같은, 그러니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오른다. 마치 벤처 투자가들이 미래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하듯 종목을 산다는 얘기다.



 경기민감주보다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는 업종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과거엔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정보기술(IT) 제조업체 주식에 자금이 몰렸다. 그렇다 보니 글로벌 경기 흐름을 보고 단기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안 센터장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경기에 상관 없이 수요 자체가 늘어나는 업종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고령화 진행에 따라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제약·바이오 업종, 중국 소비 시장 성장의 수혜가 전망되는 화장품·여행 업종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종은 경기민감주에 비해 투자 기간이 길 수 밖에 없다.





 코스닥 시장에 기관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도 벤처 투자형 투자 확산에 한 몫을 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코스닥 시장 내 주체별 순매수·도 현황을 보면 늘처럼 외국인은 팔고 개인은 샀지만 기관은 과거와 달리 944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 투자 성향이 짙은 보험권과 연기금이 각각 2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같은 사실은 펀드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 들어 가장 많이 팔린 메리츠코리아펀드(3295억원)는 중소형주 펀드가 아닌데도 코스닥 비중이 32%에 달했다. 기관 투자가 늘면서 투자 풍속도도 달라진 셈이다.



 코스닥 시장의 투자 지형도를 바꾼 건 아이러니하게도 코스피 시장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코스피 시장이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엔저 여파로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대형 수출주 약세가 지속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대형주들이 상승 동력을 잃자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안병국 센터장 역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과 환율 위험을 피하려는 심리가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백수오 파문 시장 전체로 확대할 필요 없어



 하지만 옆 식당의 음식 맛이 떨어졌다고 그 옆 집이 잘 되는 건 아니다. 그 옆 집 음식이 먹을만 해야 손님이 오는 법이다. 코스피 시장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체(대형주)들이 포진한 반면 경기와 무관하게 수요가 늘어나는 업종 대표주(중소형주)들은 주로 코스닥에 상장돼 있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후장대한 사업을 하는 굴뚝 기업보다 소비재·바이오·콘텐트 업종의 성과가 좋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일본의 제조업이 쇠락했듯 중국이 제조업이 성장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 동력 역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할 거란 얘기다.



 저성장 기조도 영향을 미쳤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중소형주의 성장성이 더 크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은행 뿐 아니라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시장에서도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투자자들이 코스닥 종목의 고위험 고수익 성격 중 후자에 방점을 찍게 됐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코스닥 시장이 내내 좋았던 건 아니다.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의 발표로 시작된 가짜 백수오 파동이 대표적 악재였다. 이 사건으로 주당 9만1200원까지 올랐던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8550원까지 급락했고, 코스닥도 고꾸라졌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2주일 여 만인 다음달 6일 저점(665.94)을 찍고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상화 센터장은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코스닥 시장 전체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며 “코스닥 대장주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실제 가치 대비 가격)은 양호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결국 한몸 … 정보 부족”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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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장 대부분은 “코스닥 시장 강세엔 이유가 있고 향후에도 유의미한 성장이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보수적인 의견도 있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강세를 코스피와 분리해 보면 안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상장 기업 한 곳이 여러개의 코스닥 상장 기업에서 납품을 받는 구조다 보니 코스닥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코스피 시장서 강세를 보인 제약·바이오·화장품 업종과 관련된 종목이 코스닥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코스피 보다 코스닥 투자를 추천하기도 했다. 정보가 적고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의 실제 실적과 증권사 전망치 간 괴리도를 보면 코스피는 98%, 코스닥은 198%”라며 “전문가도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동석 센터장 역시 “코스닥엔 바이오 같이 전문가가 아니면 시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업종이 많다”며 “직접 투자보다 펀드 같은 간접 투자를 선택하라”로 조언했다.



 센터장들은 또 코스닥 시장이 상승폭이 컸던 만큼 조정의 폭도 클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병국 센터장은 “기업 실적 요인보다 상대적 매력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쏠린 만큼 조정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준재 센터장도 “실제 가치 대비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종목이 많아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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