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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공통분모 극대화를

중앙선데이 2015.06.07 03:16 430호 31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4~19일 미국을 방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네 번째 양자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 때처럼 이번에도 정상회담의 의제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7년 간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글로벌 및 아태지역 정책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가 바라는 국가전략의 목표와 희망을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정상회담의 핵심 어젠다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럴 경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제를 정상회담의 테이블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첫째, 한국은 건국 이래 지난 70여 년간 여러 대내외적 위협과 곤란에 직면하면서도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성취하여 세계 선진국가의 하나로 발돋움한 자랑스런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이 맺고 있는 40여 개 동맹국 가운데에서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를 재건하고, 긍정적 변화와 성취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특히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었고 한국에 대한 예외적 미사일기술 통제레짐(MTCR)의 적용 결정이 이루어졌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결정, 원자력 협정 개정 등이 한국의 국가이익과 안보를 중시한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해 원만하게 해결되었다. 한국의 성취와 국익 증진에 한·미동맹 및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이 기여한 공헌에 대한 평가와 사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적극적인 리더십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의 핵개발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동향은 취임 초기부터 ‘핵 없는 세계’ 건설을 표방하면서 러시아와의 핵군축조약, 핵안보 정상회의 등을 주도한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정책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관여하라, 단 우리의 능력은 보전한다’는 방침 속에서 다자간 회의 방식을 통해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는 수순에 합의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박 대통령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또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한·미를 포함한 관련 당사국이 지속적인 대화의 노력을 기울여 해결해 나갈 것을 재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내년에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핵안보 정상회의에 북한 지도자를 옵서버 자격으로라도 초대하여, 국제 비핵화 및 핵물질 통제의 흐름에 동참시키는 과감한 방안도 제시해봄직 하다.

셋째, 박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태지역에 대한 재균형 정책의 의의를 평가하고, 적극적 협력 의사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 안보대화 등 다양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리더십 강화, 그리고 미·중간 협력 유지는 한국의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은 미국이 재균형정책의 일환으로 지속적으로 희망해온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역사문제와 분리하여 일본과의 외교안보협력을 추진하겠다는 투트랙 방침을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미·중 간 분쟁현안이 되어 있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 해양질서에 대해 우리 정부도 국제규범에 따라 이 해역을 평화와 우호, 협력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적극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그간 주창해온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하고 있는 ‘아태지역 재균형 전략’의 비전과 융합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를, 아시아 각국에 대해서는 역내 협력 심화의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계기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활용해야 한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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