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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년 재빠른 격리 … 메르스 2차 감염 1명도 없었다

중앙일보 2015.06.03 02:21 종합 4면 지면보기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최 총리대행은 이 자리에서 메르스와 관련,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측면이 있다”며 악의적 유언비어나 괴담 유포자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왼쪽부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최 총리대행, 윤성규 환경부 장관. [뉴시스]


국내에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지만, 이를 잘 통제한 국가도 있다. 미국(환자 2명)·독일(3명) 등은 자국 내에서 환자가 발생했지만 2, 3차 감염을 막는 데 성공했다.

외국 대응 성공·실패서 배운다
사우디 다녀온 의료진 2명 발병
증세·여행기록 보고 접촉자 추적
사우디는 초기 병원 감염 못 막아
1010명 최대 발병국 불명예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2일 메르스 첫 환자가 인디애나주에서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며 병원에서 근무했던 의료계 종사자가 귀국 후 기침·발열 증상이 나타나자 지역병원에 입원했고, 검사 결과 메르스로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5월 11일 플로리다주에서 두 번째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짧은 시간에 두 명의 환자가 생겨났지만 메르스는 미국 내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철저하게 준비된 대응 시나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톰 프리든 CDC 국장은 “중동 등 세계와 교류가 빈번한 만큼 메르스가 미국에 상륙할 것을 예상했고 그에 따라 필요한 준비를 해왔다. 그래서 발 빠르게 조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르스 확산을 막은 일등공신은 빠른 확진 시스템이다. 미국 1호 환자는 사우디를 떠난 지 8일 만에, 2호 환자는 10일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한국 첫 환자가 바레인을 떠난(5월 3일) 지 17일 만(5월 20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대비된다.



 미국 1호 환자는 지난 4월 24일 사우디를 떠나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를 거쳐 인디애나주에 도착했다. 귀국 후 4일 만에 지역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곧바로 입원했다. 주 보건당국은 환자의 증세와 여행 이력을 보고 메르스 검사를 실시했다. 환자를 격리해 치료했고, 입원 4일 만에 메르스 양성으로 판정했다. 환자의 가족·의료진, 항공기와 버스 탑승객을 추적해 상태를 살폈는데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미국 2호 환자는 사우디를 떠난 지 9일 만에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입원 이틀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그가 거쳐온 런던→보스턴→애틀랜타→플로리다 경로의 밀접 접촉자를 조사했으나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1·2호 환자는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독일도 메르스를 적절하게 통제하는 데 성공한 나라다. 지난 3월 독일은 세 번째 메르스 환자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귀국한 65세 환자가 메르스로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자 당국은 곧바로 검사를 실시했다. 접촉자들을 추적해 조사한 결과 2차 감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의 1·2호 환자는 메르스 치료를 위해 독일로 입국한 환자들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로 300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는 재빠르고 강도 높게 대응하고 있다. WHO로부터 메르스 의심 환자(한국 10번째 환자)가 홍콩을 거쳐 중국 본토로 갔다는 정보를 얻은 뒤 즉각 밀접 접촉자 수십 명을 추적해 19명을 휴양소에 격리시켰다. 한국은 2009년 신종플루를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바이러스제 등 의약품 확보와 치료거점 병원 지정으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메르스 최대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초기 대응 실패의 대표적 사례다. 2013년 4~5월 사우디의 의료기관 네 곳에서만 환자 23명이 발생했다. 병원 내 감염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환자 수가 급증해 일주일 만에 환자 100명이 넘게 발생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누적 환자 수가 1010명, 사망자는 442명이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병원에서 감염이 많은 것은 엄격한 감염통제 정책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아쉬움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대응할 수 있는 역량과 투명성이 모두 부족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뒤늦게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경질하고, 과학자와 보건 당국자로 구성된 지휘통제센터를 출범시켰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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