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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침전물 흡입·배출 … 1년에 1500만원 절약 특허장치 만든 공무원

중앙일보 2015.06.03 01:15 종합 21면 지면보기
“많은 지자체들이 새 기술을 받아들여 예산도 아끼고 장애아들도 도왔으면 합니다.”


강진군청 배경봉 주무관

 시골 군청 공무원이 전국 지자체들의 골칫거리인 하수 슬러지(침전물) 배출 장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계를 발명했다. 전남 강진군은 2일 “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는 배경봉(33·8급·사진) 주무관이 ‘슬러지 배출 장치’를 특허등록했다”고 밝혔다. 군청 공무원이 슬러지 처리 장치를 직접 고안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 주무관이 만든 설비는 하수 및 정수처리장에 쌓인 슬러지를 효과적으로 처리해주는 장치다. 그동안 약품 처리나 탈수 작업이 아니면 처리가 힘들었던 고농도의 슬러지까지 말끔히 배출되도록 했다. 처리장의 벽면 한 곳에만 흡입 펌프가 설치된 기존 장치와는 달리 6개의 배출관을 바닥 전체에 깐 게 특징이다. 상하 이동이 가능한 파이프라인들은 바닥이나 물에 떠있는 슬러지들을 흡입·배출하는 빨판 역할을 한다.



 신기술은 하수나 정수처리장 운영비나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 원래 장치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도 깨끗하게 침전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다. 기존 배출기는 처리 과정에서 전기료나 약품비가 많이 들어 큰 돈을 들이고도 효율이 낮았다. 많은 양을 처리할 때는 설비에 과부하가 걸려 고장 나기 일쑤였다. 강진군은 8000㎥인 강진하수처리장에 이 장치를 달면 연간 1500만원이 절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 주무관은 5년 동안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린 끝에 특허를 따냈다. 일과 시간에는 하수처리장 관리나 민원 처리 업무를 본 뒤 잠자는 시간을 쪼개 설계도와 씨름했다. 특허 등록을 돕는 변리사 없이 일을 하다 보니 특허청에 낸 서류들이 반려되는 일도 많았다.



 배 주무관은 자신에게 배당된 특허 보상금을 지체장애 아동들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배 주무관은 “적은 예산으로도 안정적으로 슬러지를 처리할 수 있는 장치를 많은 곳에서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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