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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나성용-나성범 형제의 동반 홈런 진기록

중앙일보 2015.06.02 23:02
형제는 용감했다. 나성용(27·LG)-나성범(26·NC) 형제가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동생 나성범이 1회 말 투런포로 포문을 열었고, 형 나성용은 7회 초 대타로 나서 역시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형제가 함께 웃진 못했다. LG는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18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으로 NC에 18-5 대승을 거뒀다. 8회 초 내린 비로 경기가 중단됐고, LG의 강우콜드게임 승리가 됐다.



형제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나성범이 지난해 30홈런-101타점을 기록하며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하는 동안 형 나성용은 경찰야구단에서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 지난해 말 제대한 나성용은 지난달 22일 부산 롯데전에서 올 시즌 1군 첫 타석에 들어섰고, 만루홈런을 터뜨려 주목을 받았다. 첫 경기 이후 타율 0.321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시즌 초 부진에 빠졌던 나성범도 형이 1군에 올라온 이후 타율 0.400(35타수14안타)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경기 전 나성범은 타격훈련을 하던 나성용에게 배트 한 자루를 건넸다. 나성범은 "(형이) 잘했으면 좋겠다. 팀이 이기기 위해 나는 더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성용은 나성범이 준 배트로 홈런을 친 것은 아니었다. 나성용은 "연습 때 쳐보니 나한테 맞지 않았다"며 웃었다.



전날 창원에 내려온 형과 함께 식사를 하며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초·중·고교를 형과 함께 다닌 나성범은 2007년 LG에 지명됐지만, 형을 따라 연세대에 진학할 정도로 우애가 깊다. 경기 후 나성범은 "형의 홈런을 축하한다"고 말했고, 나성용은 "함께 홈런을 쳐 부모님이 기뻐하실 것 같다"고 했다.



한 경기에서 형제가 나란히 홈런을 때린 것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 일이다. 1986년 7월 31일 롯데-청보전에서 청보 소속이던 양승관-양후승 형제가 모두 홈런을 때린 적이 있다. 그러나 상대팀으로 만나 홈런을 주고받은 건 나성용-나성범 형제가 유일하다.



창원=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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