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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KIA 응원단장 서재응, 베테랑 피칭 빛났다

중앙일보 2015.06.02 22:4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서재응(38)이 부활했다. 662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서재응은 2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7이닝동안 82개를 던져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1회 말 두산 정진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39㎞에 그쳤지만 슬라이더·체인지업·포크·투심패스트볼 등을 적절히 섞어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KIA는 9-1로 두산을 이겼다. 서재응이 선발승을 따내자 KIA팬들은 "서재응"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서재응이 7이닝 이상 투구한 것은 지난 2013년 8월 9일 창원 NC전 이후 662일 만이다. 가장 최근 선발승(7이닝 1실점)도 이 때 기록했다. 이날 완벽한 제구력을 보여준 서재응은 최근 프로야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베테랑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손민한(40), 박명환(38·이상 NC) 등이 각각 6승과 1승을 올리며 부활해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서재응은 지난 시즌 19경기에 나왔지만 2패만 기록하며 부진했다. KIA도 하위권에서 맴돌다 시즌을 마감했다. 서재응은 고참으로서 제대로 팀을 이끌지 못한 것을 자책했고, 올 시즌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30대 후반 나이 탓인지 왼쪽 햄스트링(대퇴부 뒷근육) 부상때문에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 4월 25일 두산을 상대로 1군에 첫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했고, 지난달 2일 SK전 5와 3분의 2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던졌다. KIA의 마운드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지난달 9일 넥센을 상대로 1과 3분의 2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다시 2군에 내려갔다. 그 사이 KIA는 하위권으로 처져 사기가 저하됐다.



서재응은 KIA 공식 응원단장 노릇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서재응은 고참이지만 근엄하게 후배들을 다스리지 않는다. 대신 더그아웃에서 박수치고 소리질러 기운을 북돋아줘 응원단장으로 불린다. 지난 18일동안 광주 홈경기가 있는 날엔 경기장을 찾아 후배들을 응원하고, 원정경기가 있을 때는 2군 경기를 뛰었다. 이날도 1군에 등록돼 선발투수로 나서 컨디션 조절을 해야했지만 더그아웃 곳곳을 돌아다니며 선수들을 챙겼다.

서재응의 노력에 후배들이 응답했다. 이날 KIA는 총 15개 안타를 기록, 선발 전원이 안타를 쳤다. 1회에만 3점을 올리며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 1회 선두타자 신종길이 두산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타자들이 자신있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사 3루에서 김주찬과 필이 연속 2루타를 쳐 2-0으로 앞서갔다. 이후에도 KIA는 득점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점수를 올려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서재응이 베테랑답게 노련하게 잘 던져줬다.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칭찬했다. 서재응은 662일 만의 선발승 소식에 "정말 내가 선발승을 한 지 그렇게 오래 됐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초반 포크볼 제구가 잘 돼 경기가 잘 풀렸다. 경기 중반부터 두산 타자들이 변화구를 노렸지만 직구를 섞어 던진 게 통했다"며 "앞으로 선발이 됐든 중간이 됐든 오늘처럼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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