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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망측한데 재밌네… 뉴질랜드의 '브라 펜스(Bra fence)'

온라인 중앙일보 2015.06.02 10:36
[사진 임구르]




[사진 임구르]




[사진 플리커]




[사진 플리커]




[사진 플리커]




뉴질랜드의 광활한 들판을 따라 서 있는 펜스(울타리)에 형형색색 여성 속옷이 이리저리 걸려있다. 처음엔 보기 민망하지만 알록달록한 속옷 색깔이 뉴질랜드 대자연의 하늘과 만난 이색적인 풍광에 익숙해지면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뉴질랜드 남섬 오타고(Otago) 자치지역 카드로나(Cardrona)에 위치한 이곳은 일명 ‘브라 펜스(Bra fence)’라고 불린다. 이곳에 속옷이 걸리기 시작한 건 1999년 크리스마스다. 당시 4개의 브라가 걸렸는데 누가 그랬으며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떠도는 소문에는 1999년 크리스마스에 카드로나 호텔에서 파티를 즐기던 여자 4명이 술을 먹다가 호텔에 벗어두고 간 것을 걸어두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4개에 불과하던 속옷은 다음해 2000년에는 60여 개로 늘어났다. 이후 소문이 뉴질랜드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펜스는 각지에서 찾은 관광객이 걸고 간 속옷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브라 펜스의 독특한 광경 덕분에 이곳은 인기 관광지가 됐지만 모두가 이를 반긴 건 아니다. 여성의 속옷 수만 개가 버젓이 거리에서 나풀거리고 있는 모습을 망측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뉴질랜드 정부는 옆 도로를 주행하는 운전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펜스의 브라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없앨 때마다 누군가 와서 또 속옷을 걸어놓는 바람에 이곳의 브라를 모두 제거하긴 힘든 실정이다. 브라 펜스를 없애려는 뉴질랜드 당국과 브라 펜스의 인기로 관광 수입을 얻고 있는 주민 사이의 신경전이 꽤 심각하다.



현재는 마을 곳곳에 브라 펜스가 설치돼 있어 마을 전체를 감싸고 있는 브라 펜스의 정확한 길이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걸린 속옷의 개수가 대략 10만 개 정도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브라 펜스가 인기를 끌자 이를 유방암 환자를 위한 자선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오경진 인턴기자 oh.ky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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