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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유임, 연임, 중임의 차이

중앙일보 2015.06.02 00:46 경제 8면 지면보기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임 이완구 총리가 최단 기간 총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불명예 퇴진하는가 하면 안대희 후보자와 문창극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등 박근혜 정부에서는 유달리 총리 인선과 퇴진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사의 표명 후 후임으로 지목된 후보자들의 자진 사퇴로 유임된 정홍원 전 총리는 ‘총리의 블랙홀’ ‘총리 오브 투모로’ ‘총리의 제왕’ 등 각종 패러디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인사 개편 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유임’ ‘연임’ ‘중임’이다. “국방부 장관은 이번 개각에서 연임되었다” “고위 인사 3명이 경질되고, 2명이 유임되었다” “그는 중임 임기 만료로 물러난다” 등처럼 ‘유임’ ‘연임’ ‘중임’이란 말이 기사에서 종종 등장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단어다. 정홍원 전 총리의 경우 ‘유임’된 걸까, ‘연임’된 걸까.



 ‘유임’은 개편이나 임기 만료 때 그 자리나 직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일을 의미한다. ‘연임’은 원래 정해진 임기를 다 마친 뒤에 다시 계속해 그 직위에 머무르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연임’이 어떤 직책의 임기를 마치고 나서 다시 그 자리에 임용되는 것이라면, ‘유임’은 임기와 상관없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홍원 전 총리의 경우는 ‘유임’됐다고 하는 게 맞다.



 ‘중임’은 임기가 끝나거나 임기 중에 개편이 있을 때 거듭 그 자리에 임용하는 걸 의미한다. ‘연임’이나 ‘중임’이나 같은 사람이 계속 그 직위에 머무른다는 점은 같다. ‘연임’은 임기를 마친 뒤 계속해 그 지위를 이어 가는 것으로 ‘임기를 이어 간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중임’에는 ‘연임’의 의미뿐 아니라 한두 차례 임기를 건너뛰고 다시 직책을 맡는 것까지 포함된다. 만약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 낙선한 뒤 그 다음 대선에 다시 출마해 당선됐다면 이는 ‘연임’이 아닌 ‘중임’이 된다.



김현정 기자 kim.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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