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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FTA는 수출 돌파구, 국회는 비준 서둘길

중앙일보 2015.06.02 00:44 종합 30면 지면보기
수출 감소세가 가파르다. 5개월째 내리막인데 급기야 지난달엔 전달보다 10.9%가 줄었다. 수출이 두 자릿수 준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수입도 5개월 연속 크게 주는 바람에 무역 흑자는 났어도 ‘불황형 흑자’라 불안하기만 하다. 정부는 이달 중 규제 완화·세제 지원, 대중국 수출 품목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지만 현장에선 별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판에 박힌 대책으로는 ‘백약이 무효’라는 것이다.



 수출이 급감한 것은 글로벌 교역이 둔화한 데다 미국·중국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하고 일본·유럽연합의 경기 부진 등 대외 여건이 안 좋은 게 첫째 이유다. 여기에 엔저, 유로화 약세,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이란 삼중고(苦)까지 겹쳤다.



 이런 시점에 어제 정식 서명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 수출에 큰 기회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디스플레이·석유제품 같은 중간재·자본재가 많다. 하지만 중국 기업의 추격과 공급 능력 확대로 이런 수출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부터 줄어든 중국 수출이 올 4월까지 4%나 감소한 데는 이런 구조적 요인이 크다. 한·중 FTA는 중간재와 가공무역 중심의 양국 교역 패러다임을 확 바꾸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낮은 수준의 FTA라지만 중국은 이번에 자동차와 LCD를 뺀 거의 모든 공산품 시장과 콘텐트·서비스, 금융·통신, 전자 상거래 시장을 개방한다. 특히 통관이나 지적재산권 등 비관세 장벽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은 의미가 크다. 우리 기업은 새롭게 열릴 15억 중국 내수시장을 직접 겨냥하는 새 비즈니스 전략을 짜야 한다. 한국산 제품과 서비스가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내 산업에 대한 보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국회는 비준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해주기 바란다. 한·미, 한·캐나다 FTA 때처럼 시간을 끌거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 하루가 다르게 줄어드는 수출, 잃어 가는 경제 활력을 생각하면 시간이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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