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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Talk Talk] 유승준 논란, 승자는 아프리카TV

중앙일보 2015.05.29 00:44 경제 8면 지면보기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가수 유승준(39)의 인터뷰 내용을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 점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아프리카TV 생중계라는 창구, 즉 플랫폼의 선택에 대해서 말입니다.



 지난 19일 밤 10시 30분 동영상 사이트인 아프리카TV는 유씨와 다큐멘터리 감독인 신현원 씨의 1시간30분짜리 인터뷰를 생중계했습니다. 15만 명이 동시 접속했고, 누적시청자는 130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동영상 생중계는 최근 각광받는 디지털 사업입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게임 영상 중계 사이트 ‘트위치TV’를 1조원에 인수했습니다. 트위터는 올해 초 동영상 생중계 앱 ‘페리스코프’를 내놓았습니다. 롤링스톤즈 같은 록그룹도 깜짝 공연을 열고 이를 페리스코프로 생중계하곤 합니다. 지난달 메이웨더-파퀴아오 복싱 매치 때도 비싼 돈 주고 입장한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페리스코프 생중계를 했습니다. 유료 중계를 한 방송사들은 김이 빠졌죠.



 아프리카TV는 사용자 수나 모바일 편의성은 유튜브나 페리스코프보다 떨어지지만 색다른 기능을 지닌 플랫폼입니다. 방송 중 시청자는 진행자에게 별풍선을 선물해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는 이를 모아 현금으로 바꾸고, 아프리카TV는 환전 수수료를 받죠.



 하지만 유승준 생방송은 별풍선 기능을 막아놓았습니다. ‘돈 벌려고 하는게 아니다’는 거였겠죠. 신 감독은 “녹화와 편집을 거치면 유승준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생중계를 택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중계를 하는 바람에 촬영 스태프의 욕설이 노출되는 방송 사고까지 벌어졌죠. 플랫폼 선택이 적절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건 유씨의 문제일 뿐입니다. 아프리카TV로선 별 손해볼 게 없었던 것이죠.



 메이웨더-파퀴아오 ‘세기의 대결’이 허무하게 끝나고 두 선수 모두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때 트위터 창업자인 딕 코스톨로는 이런 트윗을 남겼죠. “승자는…페리스코프.”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승자는 아프리카TV인 건가요.



심서현 디지털콘텐트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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