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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 문형표 → 세월호 … 돌고돌아 제자리 연금협상

중앙일보 2015.05.28 02:09 종합 3면 지면보기
본회의를 하루 앞둔 27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여야 간사 및 원내지도부 회동이 국회에서 열렸다.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조원진 간사·유승민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강기정 간사·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회의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번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문제였다.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7일 오후 11시30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야당 원내대표실을 나서면서 “28일 오전 계속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협상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답답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여야는 이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을 놓고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이어 갔지만 결과는 협상 결렬이었다.

야, 세월호특위 1과장 공무원 반대
심야까지 12시간 마라톤협상 무산
하나 해결되면 새 조건 거는 야당
“세월호와 연금개혁 연계 아니다”
유승민 “이게 연계 아니면 뭐냐”



 심야 회동 직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모든 권한을 쥔 진상규명국 1과장 자리에 (정부 측 인사인) 검찰 서기관을 임명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40분부터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협상 과정 내내 새정치연합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여당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을 약속하지 않으면 협상을 종료할 수 없다”고 버텼다. 야당은 지난 6일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후부터 줄곧 시행령 개정을 요구해 왔다. 현행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 유가족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직제 구성을 국회 규칙이 아니라 (정부가 만든) 시행령으로 정하면서 정부 측 인사들이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조사위는 공식 활동기간이 1년인데, 만들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미 5개월이 지났다”며 활동시한을 다시 정해야 한다는 뜻을 비췄다.



 그러면서도 야당은 “세월호법 시행령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연계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야당이 세월호 시행령 문제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나 28일 본회의와 연계한다고 몰아가는 건 여당의 궁색한 논리”라고 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이게 연계지, 연계가 아니면 뭐냐”며 “특별법 시행령을 고치는 건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가 약속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도 “ 비공개 회동에선 연계 이상의 발언도 했다”고 말했다.



 시행령 개정의 전 단계인 국회법 개정에 대해선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고 야당은 주장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법 개정을 통해 하위법인 시행령을 수정할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행 국회법은 국회가 정부에 시행령을 수정하라고 통보하더라도 고치지 않으면 그만이니 국회 상임위에서 수정을 의결하면 정부가 따르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날 오후 여야 원내지도부가 마주 앉았을 때만 해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퇴진을 고집했던 이종걸 원내대표의 자세가 바뀌어 있었다. 그는 “저희는 (합의로) 가겠다. 오로지 국민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경파인 이 원내대표를 돌려놓은 건 문재인 대표였다. 전날 당 회의에서 문 대표는 “공무원연금 협상은 잘된 것으로 본다. 해임건의안 문제는 별도로 원내대표가 재량권을 가지고 협상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연금 합의가 잘됐는데, 문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로 다른 민생법안들까지 연계하면 당에 역풍이 불 수 있다”(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는 주장이 더해졌다. 한 참석자는 “ 회의 말미에는 문 장관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책이 제시되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는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국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문제, 특히 특별조사위 진상규명국 1과장을 공무원으로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다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의 발목을 잡았고, 협상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여야는 28일 국회 본회의 직전까지 마지막 합의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가 몇 달에 걸쳐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합의를 이뤄 놓고 (연금 문제와) 아무 상관없는 조건 때문에 법안 통과를 못한다면 국민에게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종문·김경희 기자 persona@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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