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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사고 4년도 안 돼 “원전 가동 늘리겠다”

중앙일보 2015.05.28 01:22 종합 17면 지면보기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한때 ‘원전 제로’ 정책을 추진했던 일본정부가 4년 만에 원자력발전으로 돌아섰다. 값싼 에너지를 공급해 가계부담을 줄이고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유럽국가들은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는 탈원전 그린정책을 내놓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비용문제 부닥치자
경제산업상 “원전 비중 높이면 해결”
원전 강국 프랑스는 감축 법안 통과
신재생에너지 40%로 늘리기로

 미야자와 요이치(宮澤洋一) 경제산업상은 26일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20~22%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 생산에 따른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정책은 비용의 큰 상승 압력이 된다”며 “발전 비용이 가장 싼 원전을 늘려야 기업과 가정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 50기는 단계적으로 가동이 모두 중단돼 현재는 ‘원전 제로’ 상태다.



 경제산업성이 이날 발표한 ‘장기 에너지 수급전망 소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태양광 이용률은 7.0%, 풍력은 1.7%에 그쳤다. 재생 에너지 전체비율도 22~24%에 불과하다. 다카무라 유카리(高村ゆかり) 나고야(名古屋)대 대학원 교수 등 위원 3명은 “원전 비율을 낮추는 면에서도 재생 에너지 도입도 충분치 않다”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해 4월 에너지 기본 계획을 발표할 때 “원전 비율을 가능한 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2012년 민주당 정권이 설비 노후로 인한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원전 운영기간을 ‘원칙 40년’으로 정한 규칙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원전 비율 20% 이상 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원전강국인 프랑스는 원전 의존도를 줄이기로 했다. 대신 친환경 에너지를 늘리기로 했다. 프랑스 하원은 26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녹색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전환 법안’을 찬성 308표, 반대 217표로 통과시켰다.



 현재 전력 생산의 75%를 차지하는 원전 비중을 앞으로 10년 뒤인 2025년까지 50%로 내리겠다는 내용이다. 대신 현재 17% 수준인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40%로 높이기로 했다.



 사실 지난해 말에도 유사한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었다. 당시엔 원전 의존율을 50%로 줄이는 기준만 있었다. 하지만 상원에서 50%란 목표치를 삭제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30년까지 40%로 높이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 법안은 추가 논의를 거쳐 올 여름 중 상원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19개 원전, 58기의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은 아예 탈원전 선언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올 3월 일본 순방 중 “기술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도 예측하지 않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일본과 함께 이 길을 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런던·도쿄=고정애·이정헌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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