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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판 1만 장, 책 3000권 … 이태원에 음악 도서관

중앙일보 2015.05.28 01:12 종합 24면 지면보기
현대카드가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와 공연장 ‘언더스테이지’. [사진 현대카드]


서울 한남동 이태원로는 이태원을 관통하는 4차선 도로다. 이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레스토랑·카페 등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최근 이 길에 조그만 틈이 생겼다. 엄밀히 말하면 새 건물이 들어섰는데, 짓다만 듯 빈 데가 더 많다. 현대카드가 최근 문을 연 ‘뮤직 라이브러리’와 공연장 ‘언더스테이지’다. 디자인 도서관(가회동), 여행 도서관(청담동)에 이은 세 번째 도서관이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비틀스‘붓처 커버’등 희귀 음반에 유희열·윤종신 등 기획하는 공연도



 일본 건축가 세지마 카즈요가 길의 경사를 고스란히 살리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연세대 최문규 교수(건축공학과)가 그 아이디어를 이어 받아 현재의 건물로 디자인했다. 앞·뒤가 뚫린 커다란 박스 귀퉁이에 통유리 건물이 들어앉은 모양새다. 그 덕에 건물은 벽이 아니라 한강과 남산을 볼 수 있는 액자가 됐다. 복잡한 도시의 틈이자, 액자가 된 건물(약 389㎡)의 지상 2개 층은 카페 및 음악 도서관이다. 지하에는 녹음할 수 있는 연습실과 공연장을 갖췄다.



 2층에 있는 뮤직 라이브러리에는 레코드판 1만여 장이 구비되어 있다. 1950년대 이후 재즈·소울·록·일렉트로닉·힙합 등 장르별 음악을 레코드판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 턴테이블도 6개가 있다. 희귀 음반을 보고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음악 도서관에 들어가면 벽면에 걸려 있는 비틀스의 앨범 ‘예스터데이 앤 투데이(Yesterday and Today)’의 붓처 커버(Butcher cover)가 눈에 띤다. 66년 미국에서 발표한 앨범으로, 멤버들이 고깃덩어리와 잘린 인형을 들고 웃고 있는 커버 사진이 논란이 됐다. 레코드사가 긴급 회수해 새로 찍은 사진으로 앨범 커버를 대체하는 바람에 원본은 희귀본이 됐다. 이밖에도 음악 도서관 오픈 기념으로 전설이 된 뮤지션의 데뷔 앨범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총 260장의 희귀 앨범의 테마는 매월 바뀐다. 희귀 앨범은 턴테이블에서 직접 들을 수 없고 도서관의 DJ에게 요청하면 들을 수 있다.



 대중음악 관련 책도 3000권 있다. 미국의 대중음악 매거진 ‘롤링스톤스’의 창간호 초판부터 최신호까지 전권(총 1161호)을 수집했다. 세계 대중음악의 역사 교과서다. 현대카드 측은 “일본의 뮤직 저널리스트 오오이시 하지메 등 음악 장르별 글로벌 큐레이터를 두고 약 2년간 11개국의 개인 컬렉터와 레코드숍을 찾아 다니며 음반을 수집했다”고 말했다.



 지하 2층 공연장 ‘언더스테이지’는 총 3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가수 유희열·윤종신·DJ 소울스케이프, 배우 김수로가 큐레이터로 현대카드와 함께 공연을 기획한다. 29~30일에는 윤종신이 큐레이터로 기획한 가수 에디킴의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지하 1층의 연습실은 총 세 곳이다. 연주에 필요한 악기도 빌릴 수 있다. 음악 도서관은 현대카드 회원과 동반 2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공연은 언더스테이지 홈페이지(understage.hyundaicard.com)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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