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래터, FIFA회장 5선 꿈 … 결국 부패로 멀어지나

중앙일보 2015.05.28 00:50 종합 28면 지면보기
제프 블래터
오는 30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FIFA의 집행부 인사 6명이 부패 등의 혐의로 스위스 경찰에 체포됐다. 제프 블래터(79·스위스) 회장의 5선 도전이 위기를 맞게 됐다.


집행부 6명 1억 달러 수뢰 혐의 체포
30일 선거 앞두고 최대 위기 맞아

 27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위스 경찰은 이날 오전 FIFA 연례 총회가 열리는 취리히의 바우어 오락 호텔을 급습, 6명을 전격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체포된 인사는 FIFA 부회장이자 남미축구협회 회장인 에우헤니오 피게레도(우루과이), 북중미·카리브해축구협회 회장인 제플리 웹(케이만군도), FIFA 집행위원으로 내정된 에두아르도 리(코스타리카), FIFA 위원인 호세 마리아 마린(브라질) 등이다.



 회장 1명, 수석부회장 1명, 부회장 7명, 집행위원 16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 FIFA 집행위원회는 월드컵을 비롯해 FIFA 주관 대회 개최지 최종결정권 등을 갖는 의결기구다. 이번 체포는 30일 ‘세계 축구 대통령’을 뽑는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 선거는 30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치러진다.



  이번 수사는 미국이 스위스 당국에 이들에 대한 체포를 요청하면서 진행됐다. 영국 BBC방송은 “붙잡힌 FIFA 고위 간부들이 1990년대 초부터 1억 달러 규모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FIFA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국 결정 과정뿐 아니라 마케팅·중계권 협상 과정에서 뇌물 수수 등 부패 의혹을 받아왔다.



 스위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초 미국으로부터 10명 이상의 체포 요청을 받았으나 나머지는 현장에 없었다”며 “FIFA의 부패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곳곳에 만연돼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FIFA 회장 선거에는 블래터와 요르단의 알리 빈 알 후세인(40) 왕자가 출마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루이스 피구와 네덜란드 축구협회장 미카엘 판프라흐는 “이번 선거가 한 사람(블래터)에게 절대 권력을 몰아주기 위한 선거에 불과하다”며 지난 21일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5)는 지난 25일 “블래터 회장은 독재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1998년 FIFA 회장이 된 블래터는 30년 넘게 막강한 인맥과 권력을 구축해 5선이 유력했다. FIFA는 1998년 블래터가 회장에 오른 이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57억 달러(약 6조3000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블래터의 5선 도전이 큰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래터는 재임 기간 동안 뇌물·횡령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선거 공약으로 FIFA 투명성 강화를 앞세운 알 후세인 왕자는 “오늘은 축구에 있어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FIFA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변인을 통해 “블래터는 이번 사건과 관련없으며 차기 회장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