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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중국 증시 보는 세 개의 눈

중앙일보 2015.05.28 00:14 경제 2면 지면보기
할까, 말까. 요즘 중국 시장을 보는 투자자들의 심정이 딱 이렇다.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때 상하이종합지수는 130%, 선전종합지수는 170% 넘게 올랐다. 이런 강세장에 투자를 안하자니 아쉽다. 헌데 또 막상 투자를 하자니 상투를 잡을까 겁이 난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볼까. 중국·한국 그리고 영국의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중국 시장을 분석해온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중국 주식 시장에 돈이 풀리고 있다. 내국인 자금이 주를 이룬다. 덕분에 시장도 급등했다. 사진은 맨 왼쪽부터 베이징의 한 시장에서 쇼핑객이 위안화 지폐를 쥐고 모습, 상하이에 있는 루이뷔통 매장 전경, 지난 4월에 열린 상하이 오토쇼 현장. [블룸버그]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꺾인 성장률과 달리 증시는 강세

인터넷·환경·보건종목 더 오를듯 



중국 - 펑원성 중신증권 리서치센터장




- 중국 주식 시장, 더 오를까.



 “상하이종합지수의 경우 5000~5500 선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27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941.71을 기록했다.) 더 오르거나 떨어질 수 있지만 이 선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을 것이다.”



 -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GDP)을 6.8%로 전망했다. 2010년(10.4%) 이후 하락세다.



 “우리의 전망치도 6.9%다. 높은 수준은 아니다.”



 - 경제성장률은 높지 않은데 주식 시장은 강세다. 경제가 좋아야 주식 시장도 상승하는 거 아닌가.



 “경기와 주식 시장 간 연결고리가 끊어진 건 비단 중국만의 얘기는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명목 GDP 성장 속도보다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상승 속도가 훨씬 빨랐다.”



 - 이유가 뭔가.



 “디레버리징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는 기간 부동산과 금융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자연스럽게 부채도 많아졌다. 지금은 그때 쌓인 부채를 줄이는 과정이다. 그렇다 보니 소비가 줄고 생산 투자가 준다. 그래서 중국 경제성장률도 하락세다. 이같은 흐름은 향후 몇년 간은 지속될 것이다.”



 - 경기는 안좋아도 주식 시장은 좋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다만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이다. 특히 올해 말까지 신(新)경제 관련 업종과 종목은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 어떤 업종과 종목을 말하는 건가.



 “인터넷·환경보호·보건의료 관련 업종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업종의 경우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나 게임업체 텐센트 같은 인터넷 기반 기업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제조업 전반에 생산성 효율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터넷 관련 기업을 포괄한다.”



 - 위험 요소는 없나.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우선 투자 과열 현상이다. 급등하면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도 문제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고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 홍콩증시와 상하이증시 간 교차 투자를 허용하는 후강퉁에 이어 홍콩증시와 선진증시 간 교차투자도 허용된다(선강퉁). 어느 시장을 추천하나.



 “기업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가 낮은 주식에 투자하고 싶다면 홍콩 시장에 투자해야 한다. 대형주를 선호한다면 상하이 시장이, 신경제 관련 종목이나 중소형주를 선호한다면 선진 시장이 적합하다.”





개혁 속 투명해지는 공기업 대형주

중소형주에 비해 덜 올라 투자 매력



한국 - 현동식 한투운용 상하이사무소장 




- 중국 주식 시장, 더 오를까.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본다. 주가순이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을 보자. 상하이종합지수가 3400선이던 2009년 당시 PER는 25배였다. 이달 초 지수가 4200선일 때 PER는 17.2배였다. 기업 이익은 2009년 보다 늘었는데 주가는 아직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말이다.”



 - 하지만 단기간 급등해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까지의 중국 시장의 상승을 이끈 건 중소형주였다. 그래서 중소형주 투자는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형주들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



 - 왜 중소형주가 더 올랐나.



 “중국 상하이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개인들은 코스피 보다 코스닥 시장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호하지 않나.”



 - 중국의 대형주들은 대부분 공기업이다. 부패와 비효율성 문제가 심각한데 투자해도 되나.



 “공기업이 개혁의 대상이 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개선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정부 지분 매각이다. 민간 자본이 들어오면서 효율화·투명화가 이뤄지고 있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제값을 받기 위해 정부가 주가 상승을 용인한 측면도 있다.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공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경영진 스스로가 개혁에 동참하게 만들겠단 취지다.”



 - 대형주 외에 눈여겨 볼 업종이나 종목이 있다면.



 “국내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가치투자일 거다. 이 원칙은 중국에도 적용된다. 장기적으로 상승할만한 종목을 골라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의 삼성전자라 불리는 청도하이얼, 면세점과 여행 사업을 하는 중국국여 같은 기업은 민간 소비 증가의 수혜와 함께 공기업 개혁의 효과도 볼 수 있는 기업이다. 인터넷미디어 업종에서도 알리바바나 텐센트를 잇는 강자가 출연할 걸로 기대한다.”



 -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2010년 이후 하락세다.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건 국가가 아니라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해서 매출이 줄더라도 기업 개혁으로 비용이 크게 줄면 이익은 늘고 주가도 오른다. 중국 경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의 단계로 넘어섰다.”



 - 성장률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가.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 금리를 3차례나 인하했다.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그만큼 강하단 뜻이다. 경제성장률이 시장에 충격을 줄만큼 하락하진 않을 것이다.”





중소도시 유명상품 구하기 힘들어 … 알리바바 같은 업체 눈여겨 봐야 

유럽 - 히로마사 이케다 피델리티 매니저




- 중국 주식 시장, 더 오를까.



 “두 가지 이유에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먼저 기업 실적을 보자. 정부가 최근 6개월간 기준 금리를 세 차례나 인하하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졌다. 원자재 가격도 안정된 만큼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곤 있지만 6.5~7% 선을 유지하다면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데도 주식 시장은 오를 수 있단 말인가.



 “중국 경제 성장의 원천이 고정 자산 투자에서 내수 소비 위주로 바뀌고 있다. 경제 성장의 성격이 변한다는 말이다. 이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주식 시장은 상승 가능하다.”



 - 중국 주식 시장이 2007년 고점을 기록한 뒤 2014년 초까지 장기간 침체를 겪은 이유는 뭔가.



 “당시 중국 경제는 두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주식 시장이 침체됐던 건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평가됐던 주식 가격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겪었단 의미다. MSCI 차이나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을 보면 당시 4.5~5배 수준이던 게 지금은 1.6~1.7배 수준이다. 시장이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2007년 당시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 수준이다.”



 - 지난 몇 년간 같은 장기 침체기가 다시 올 가능성은 없나.



 “앞서 말했듯 중국 경제가 질적 변화를 겪고 있다. 정부는 중국 경제의 60~70%를 차지하는 공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인프라 투자와 제조업 위주의 구(舊)경제에서 내수 소비 및 인터넷 기반 산업 위주의 신경제로의 전환 역시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실패하지 않는다면 장기 침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



 - 향후 중국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업종이나 종목이 있다면.



 “신경제와 관련한 인터넷·모바일 업종을 눈여겨 보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 4~6위 정도 되는 중국 내 중소도시의 경우 유명 브랜드의 생수를 살 수 없을 정도로 유통 인프라가 열악하다. 이런 도시에선 알리바바 같은 인터넷·모바일 기반의 유통이 더 빠르게 자리 잡지 않겠나. 개인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 같은 모델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도 주목해야 한다. 일본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한국과 대만 기업에 추격 당한 역사가 한국·대만 기업과 중국 기업 사이에서 반복될 것이다. 그것도 더 빠른 속도로 말이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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