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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톤 모양 따라 ‘I·V·W’ 구분, 뒤의 숫자는 배기통 갯수

중앙일보 2015.05.28 00:05 5면 지면보기
가장 전통적인 방식 ‘직렬형’

경차~중형차까지 가장 보편적

자동차 A TO Z ③차의 심장 엔진

배기량 확대하는데 유리한 ‘V형’

6기통 이상 차량에 대부분 장착

좌우로 피스톤 운동 ‘수평형’

무게중심 크게 낮출 수 있어




100년이 넘는 자동차 역사 속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라면 ‘엔진’을 꼽을 수 있다. 요즘 엔진은 출력과 효율이 훨씬 좋아졌지만 ‘흡입-압축-폭발-배기’에 이르는 4사이클 구조의 내연기관이란 개념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런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엔진의 역사는 꾸준히 진화해왔다. 배기량의 상승에 따라 달라진 자동차 엔진의 궤적을 해부해봤다.







◆ 직렬 엔진=경차부터 소형차·중형차까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엔진 방식이다. 엔진의 형태가 길게 나열됐기 때문에 직렬 엔진이라고 부른다. 엔진의 기본적인 형태이자 가장 전통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직렬 엔진은 각 부품들이 일관된 방향으로 배치돼 있다. 때문에 다른 방식보다 설계하기가 쉽다. 이미 축적된 제조법 덕분에 제작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을 가졌다. 하지만 6기통 이상이 되면 엔진 길이가 지나치게 늘어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엔진 공간을 요구한다는 약점을 갖게 된다. 기통은 엔진에서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하는 실린더를 말한다.



직렬 엔진에서 실린더가 3개인 3기통은 경차 등에 주로 쓰인다. 4기통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엔진이다. 1.0~2.5 리터 급에 이르기까지 가장 폭넓게 쓰인다. 직렬 6기통은 엔진의 회전 질감이 뛰어나고 부드러워 BMW가 주력으로 사용해왔다. BMW는 6기통 엔진을 세로 형태로 장착한다.



한국지엠의 전신인 GM대우는 6기통 엔진을 가로 형태로 얹었다. 무엇보다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각각의 실린더 간격을 6mm까지 좁히면서 내구성을 확보한 것이 기술의 핵심이었다. 볼보의 경우 4기통과 6기통의 중간인 직렬 5기통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직렬 8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모델도 있었지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 V형 엔진=직렬 엔진 2개가 ‘V’자 형태로 연결된 형태다. 직렬 엔진보다 폭이 넓어지지만 길이는 짧아지기 때문에 엔진 배기량을 확대하는데 유리하다. 엔진의 무게중심을 직렬 엔진보다 낮출 수 있어 주행 성능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때문에 6기통 이상의 차량이 대부분 V형 엔진을 사용한다. 직렬 방식의 엔진과 더불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엔진이기도 하다. 기통수에 따른 엔진·배기음의 차이도 특징이 된다.



자동차 뒤에 부착된 ‘V6’라는 엠블럼 역시 엔진 실린더가 V형태로 디자인되었고 6기통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V6 엔진은 3.0~3.8L 배기량이 보통이다. 4.0 리터 이상에선 8기통인 V8 엔진이 널리 쓰인다. 고성능 스포츠카는 V10과 V12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1930년 대에는 V16 엔진도 존재했었다.



◆ 수평대향 엔진=V형 엔진을 최대한 넓혀 수평으로 눕힌 형태다. 엔진이 누워있기 때문에 피스톤 운동이 상하가 아닌 좌우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피스톤이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권투선수가 두 주먹을 움직이는 것은 연상시킨다고 해서 ‘박서(Boxer) 엔진’이라고도 불린다. 일반 엔진과 다른 독특한 배기음이 특징이다.



엔진이 바닥을 향해 평평하게 누워있기 때문에 무게중심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낮아진 무게 중심은 코너를 돌아나갈 때 강점이 되기 때문에 차량의 운동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창기엔 피스톤이 누워있는 상태로 좌우로 움직이면서 편마모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엔진 공간의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정비성도 좋지 못했다.



현재 수평대향 엔진을 사용하는 곳으로는 포르쉐와 스바루가 꼽힌다. 포르쉐는 수평대향 6기통을, 스바루는 4기통 엔진을 사용한다. 토요타의 쿠페인 86에도 4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얹었다. 과거 페라리는 12기통 엔진을 수평대향 형식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수평대향 엔진은 BMW와 혼다 바이크에서도 활용된다.



◆ 변종 엔진들: VR, W, 로터리 엔진=V형 엔진은 직렬 엔진보다 길이를 줄일 수 있지만 폭이 넓어진다는 약점을 갖는다. 수평대향 엔진이 V형 엔진을 넓게 펼친 형상이라면 VR 엔진은 직렬 엔진과 비슷한 수준으로 좁힌 모습의 엔진이다. R은 독일어(Reihenmotor, 직렬엔진)에서 따왔다. 일반적인 V형 엔진의 실린더 각도가 60도~120도 미만의 범위를 갖는다면 VR 엔진은 15도 전후의 매우 협소한 각도를 갖고 있다. 외형적인 모습이 직렬 엔진에 가까울 정도다.



VR 엔진 2개를 연결하면 W형 엔진으로 변화한다. 외형상 일반 V형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V형 엔진 2개가 결합됐기 때문에 W형 엔진이라고 지칭한다. 다기통 엔진 2개가 결합한 만큼 W형 엔진은 8기통, 12기통, 16기통으로까지 확대돼 쓰인다. W12 엔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벤틀리가 있으며, W16 엔진은 부가티의 슈퍼카 베이론에 이용된다.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는 엔진도 존재했다. 1959년 독일의 펠릭스 반켈이 발명한 엔진은 ‘피스톤’ 대신 3각형 모양의 ‘로터(회전날개)’를 사용하는 로터리 엔진이었다. 로터가 돌아가면서 동시에 내부 공간에서 ‘흡입-압축-폭발-배기’가 동시에 진행했다. 로터 자체가 엔진 축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부드럽고 고회전 영역 상승의 대응력도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낮은 연비와 내구성, 정비성 등이 약점으로 지적됐었다. 이 엔진을 양산차에 최초 적용한 것은 일본의 마쯔다였다. 마쯔다는 RX-7 등의 스포츠카에 이 엔진을 주력으로 얹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12년 RX-8의 단종과 함께 로터리 엔진의 명맥도 끊어졌다. 이외에 직렬 엔진을 ‘II’자로 연결한 U형 엔진과 수평대향 엔진 2개를 포개놓은 H형 엔진도 존재했었지만 현재는 사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김기태 PD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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