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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경제 전망…KDI“올 성장률, 구조개혁 못하면 2% 대”

중앙일보 2015.05.20 18:46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구조개혁을 하지 못하고 세금이 잘 걷히지 않으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KDI는 20일 내놓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공식 수치는 3%지만 KDI는 여기에 세 가지 전제 조건을 달았다.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고 ^기준금리가 올해 한두 차례 추가로 인하되며 ^올해 세수가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노무라증권(2.5%) 등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놓기는 했지만, 국내 주요 연구기관 중 2%대 성장률을 언급한 것은 KDI가 처음이다. 이번 전망은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수준(3.3%)은 될 것”이라던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예상(5월 2일 기자간담회)보다 훨씬 낮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KDI가 국책 연구기관이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실제론 올해 성장률을 2.8% 내외로 전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세수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세수가 7조~8조원 결손이 나면 성장률은 예상보다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국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원인으로는 수출 부진에 따른 제조업 생산의 둔화가 꼽혔다. KDI는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8.7% 감소하며 수입은 14.7%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연간 113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이날 적극적인 정책 제언을 했다. 정부엔 세수전망을 현실화하고 과감한 지출구조조정으로 구조개혁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 금리인하를 통해 저물가 상황에 대응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로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동철 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정당국(기재부)과 통화당국(한은), 금융당국(금융위원회)이 핑계를 대지 말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쓴 소리도 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고, 정부는 한은이 금리를 낮추지 않아 문제가 된다는 식으로 서로 떠넘기기를 하지 말라는 얘기다. 김성태 연구위원도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에 나타나는 증상들이 구조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 부총리도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방안은 2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이 지금처럼 지연되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는 일본과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며 “자칫하면 ‘뛰어가는 일본’에 ‘기어가는 한국’으로 입장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1분기 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0.6%로 시장 전망치(0.4%)를 웃돌았다.



오정근 교수는 “큰 선거가 없는 올해, 특히 상반기를 구조개혁의 적기로 봤는데 벌써 다 지나갔다. 정부는 위기론을 강조하기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면 일반 국민의 생활과 일자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고 이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면서 재정을 더 쓰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원배·박유미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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