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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코하람, 납치 여중생 성폭행 전 "임신시켜 달라" 기도

중앙일보 2015.05.19 17:50
보코하람이 지난 12일 공개한 비디오에 등장한 치복공립여자중학교에서 납치된 소녀들. 지난해 4월 276명이 납치됐지만 57명만이 탈출에 성공, 219명은 1년 넘게 실종 상태에 있다.


“수십 명씩 한 방에 가뒀어요. 군인들이 와서 아무나 찍으면 순순히 따라나가야 했습니다. 저항하면 그 자리에서 총을 쐈습니다. 대개는 성욕을 채우기 위해서였지만 때론 이슬람 전사를 만들기 위해 임신을 시킬 목적으로 여자들을 강간했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집단 납치됐다가 탈출한 이들이 납치 당시 겪었던 참상을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나이지리아 보르노주의 주도(州都) 마이두구리 외곽에 위치한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는 여성들을 인터뷰해 보코하람의 실상을 전했다. 보코하람은 특히 여성을 타깃으로 해 이들을 납치한다. 보코하람 전사들과 ‘결혼’시킬 목적에서다. 여기서 ‘결혼’은 종교적 명분에 은폐된 성적인 학대를 의미한다.



보코하람의 지배에서 탈출해 이곳 캠프를 찾은 1만5000여명은 대부분 여성이다. 이들 중 지난해 4월 보르노주 치복공립여자중학교 기숙사에서 납치됐다 탈출한 여학생의 일부를 포함해 약 200여명이 임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출산을 했거나 임신 사실을 숨긴 이들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르노 주지사 카심 셰티마는 “어떤 종파의 리더들은 여성을 임신시키는데 공을 들인다”며 “보코하람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승계할 다음 세대의 이슬람 전사를 갖게 해 달라며 관계 전에 기도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에 잡혀 있을 때는 이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지만, 이들 치하를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들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입 밖으로 낼 수도 없다. 지역 사회에서 이들을 거의 ‘화냥년’ 취급하기 때문이다.



16살 소녀 야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50여 명의 다른 여자들과 함께 큰 방에 갇혀 있었다. 그러다 군인들이 들어와 누군가를 지목하면 그를 데리고 다른 독립된 방으로 데려간다. 그렇지만 그들이 나는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나만 빼고 다들 그렇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나의 배는 약간 불러 있었다.



구호단체 관계자는 “아직 테스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임신한 것 같다”며 “지금은 저렇게 말하지만 캠프에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우리에겐 ‘강간을 당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그는 “야나는 상습적으로 강간당한 탓에 신체적, 정신적 트라우마가 상당하다”며 “자기 나이조차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구호단체에서 일하는 하디자 와지리는 “이곳 여성들은 자신을 강간했던 보코하람의 ’세트‘를 배에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부분 임신을 원치 않기 때문에 출산을 해도 아이를 사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여성을 성욕을 채우고 출산을 가능케 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 이외에, 최근에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양성한다. 보코하람 점령지인 과자를 탈출해 캠프에 도착한 36살의 메리암은 “다른 수십 명의 여성과 함께 수감돼 테러리스트 교육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보코하람은 죽음을 앞두고 기도문을 암송한다”며 “‘신이 우리를 용서할 것이다’고 말한 뒤 여성에게 자살 폭탄 벨트를 채워 시장 등 테러 장소로 보낸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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