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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또 파격 행보 … 급여 일부 떼 ‘직원연금’ 추진

중앙일보 2015.05.19 00:50 경제 4면 지면보기
여의도 증권가가 요즘 주목하는 회사는 한화투자증권이다. 주진형(56) 대표가 2013년 취임한 뒤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매도 의견 보고서 확대, 직원 평가와 고객 수익률 연계, 주식의무보유제도 등이 그것들이다. 최근엔 직원연금 자사주투자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직원 급여 일부를 펀드로 굴려 퇴직 후 연금으로 지급하는데 적립된 기금을 자사주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18일 “자사주에 직원 연금을 투자해 주가가 상승하면 직원이 퇴직 후 받는 연금도 같이 증가할 수 있다”며 “아직은 검토 단계로 직원의 의견을 골고루 들어본 뒤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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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주투자제도는 스웨덴 은행인 ‘한델스방켄(Handelsbanken)’에서 운영 중이다. 이 은행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 직원 명의로 일정 금액을 적립해 자사주에 투자한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단 한 명도 정리해고하지 않았던 이 은행은 2011년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은행’ 순위 2위에 올랐다.



 한화증권은 지난해부터 주식의무보유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사장은 연봉과 보너스의 150%를, 부사장은 100%를, 나머지 임원은 50%를 자사주에 투자한다. 이 때문에 임원 중에는 주식을 사기 위해 빚을 진 사람도 있다. 또 보너스의 반은 3년간 나눠 주식으로 지급한다. 당해연도에는 반만 현금으로 준다. 올해는 의무보유제도를 더 확대해 연봉·보너스만이 아니라 퇴직충당금까지 포함한다. 또 내년까지 사장은 300%, 부사장은 200%, 임원은 100%, 부서장은 50%로 투자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내년에는 한화증권 전체 주식의 4% 정도를 임직원이 보유하게 된다.



 파격에 앞장서는 건 2013년 9월 부임한 주 대표다. 그는 “단기적인 실적보다 장기적인 성과를 염두에 두고 경영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일 좋은 것은 보상을 주가와 연동하는 것”이라며 “주식의무보유제도는 자기 손해를 각오하더라도 실시하는 것이 회사에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너무 파격적’이라면서도 실험이 성공할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석기 한국증권분석사회 사무국장은 “타성에 젖은 증권업계에 고객 보호와 직원 복지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예전에 우리사주제도가 사측에 의해 악용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장치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대표가 내놓은 제도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 가장 논란을 일으킨 것은 ‘매도(sell)’ 의견 보고서의 확대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가 발표하는 리서치 보고서의 투자 의견은 매수(buy) 일변도였다. 매도 보고서는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지난해 한화증권이 낸 보고서 중 6%에서 매도 의견이다. 주 대표는 “글로벌 증권사 수준(16%)까지 매도 의견을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올 3월 주총에서 밝혔다.



 직원에 대한 보상도 고객 보호와 연계했다. 영업직원의 개인 성과급을 폐지하고, 과다한 주식매매에 의한 영업실적(회전율 300% 이상)을 인정하지 않는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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