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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11회 → 2차 밀봉 → 밀폐격리 … 꽁꽁 묶었다, 방사성폐기물

중앙일보 2015.05.19 00:46 경제 3면 지면보기
15일 경주 방폐장에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직원들이 방사성폐기물이 담긴 드럼통을 크레인을 이용해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담고 있다. [사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15일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206만㎡ 부지에 위치한 경주 방폐장 내 인수저장건물. 크레인 ‘그리퍼’가 방사성폐기물이 들어있는 노란색 드럼통(200ℓ)을 천천히 들어 레일 위에 올렸다. 드럼통에 부착된 바코드로 어디서 왔는지, 어떤 폐기물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드럼통은 레일을 이동하며 방사성핵종분석, X-레이 촬영, 표면 방사선량·중량 측정 등 11개 검사 과정을 거쳤다. 오행엽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인수운영팀장은 “발전소·병원에서 예비검사를 하고 방폐물을 밀봉했지만 정밀 검사장비로 처분하기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방사능량이 많지 않은 폐기물이지만 다시 한 번 철저히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원전·병원·업체서부터 밀봉 상태
검사하는 동안 측정기 ‘0’ 고정
“저장고 안서 100시간 먹고 자야
병원서 X-레이 한 번 찍는 셈”



 이날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다음달 준공식을 앞둔 경주 방폐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처분 과정을 시연했다. 경주 방폐장은 국내 첫 방폐물 처분장이다. 1986년 관련 사업 추진이 시작된 이래 30년 만에 문을 연다. 원자력발전소·병원·산업체에서 방사능 물질을 다룰 때 쓰인 장갑이나 덧신, 폐수지와 같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수용한다. 현재는 1단계로 방폐물 10만 드럼을 수용할 수 있는 동굴처분시설 건설을 마쳤다. 1978년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설립된 이래 국내엔 약 13만 드럼의 중·저준위방폐물이 생겨났다. 경주 방폐장은 향후 60년 간 80만 드럼 규모의 방폐물을 처분할 예정이다.



 방폐물은 원자력발전소 등에서 드럼에 밀봉된 뒤 전용 선박인 청정누리호와 전용 트럭을 통해 방폐장으로 운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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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장 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방호복을 입고 안전모를 쓰고 왼쪽 가슴에 방사선측정기(선량계)를 달아야 했다. 검사가 진행되는 30분 동안 선량계의 숫자는 ‘0’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방사능이 없다는 의미다. 같은 건물에 위치한 임시 저장고에는 이미 5000드럼 가량의 방폐물이 쌓여 있다. 저장고 안의 방사능 수치는 ‘2.674μSv(마이크로시버트)’를 가리켰다. 정성태 공단 환경관리센터장은 “임시저장고 내에서 100시간 이상 숙식해야 병원에서 X-레이 촬영 한 번 하는 정도의 방사능(200μSv)에 노출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검사를 마친 폐기물 드럼은 10㎝ 두께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16개씩 담겼다. 2차 밀봉 과정이다. 전용 트럭에 실린 처분용기는 지하에 위치한 동굴처분시설로 옮겨진다. 높이 15m 크기의 동굴 안에 들어서자 냉기가 흘렀다. 방폐물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올 수 없고, 방폐물이 다 차고 난 뒤에는 콘크리트와 돌로 봉쇄되는 공간이다. 사일로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개의 격리셔터를 통과해야 한다.



 트럭이 완만한 경사의 1.4㎞ 동굴 속을 달려 지하로 내려가자 최종 저장고인 6개의 사일로가 눈에 들어왔다. 지하 80~130m 지점에 위치한 아파트 20층 크기(직경 23.6m, 높이 50m)의 비어있는 공간이다. 사일로는 자연암반, 숏크리트, 방수시트, 콘크리트 등으로 된 다중 밀폐시설이다. 한 사일로당 1만6700드럼을 담을 수 있다.



 이 공단 이종인 이사장은 “종합 시운전을 통해 인수·운반·검사 등 방사성폐기물 처분의 전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국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어 투명하고 안전하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경주=박유미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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