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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패션, 예술로 영역 넓히다

중앙일보 2015.05.19 00:21 경제 8면 지면보기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교수
‘패션은 예술이다’. 이 단순한 명제는 늘 논란의 중심에 서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이 ‘맞다, 틀리다’라는 흑백논리만큼은 벗어난 것이 확실하다. 패션은 인체 위에 표현되는 예술로서 인간의 내면적인 가치판단과 미의식의 심리적 발로이며, 우리의 생활양식에 깊숙이 자리 잡아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이제 패션은 생활 속 예술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순수예술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의 패션시장은 그동안 엄청난 역동성을 보여왔다. 특히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한 해외 명품 시장은 최근 들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한국 패션시장은 소비 중심의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 불과 20여 년 만에 한 브랜드가 지닌 문화·예술적인 요소를 받아들이고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즐기는 단계까지 성장했다. 이에 따라 역사와 전통에 가치를 두는 해외 패션 브랜드들도 성숙해진 한국 시장 및 소비자와 스킨십을 늘리고,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내미는 손길에서도 예술적 정취가 느껴진다. 루이비통은 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광화문 D타워에서 ‘루이비통 시리즈 2-과거, 현재, 미래’ 전시를 열고 있다. 2013년 새롭게 합류한 루이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재해석한 브랜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전시다.



 브랜드의 가치를 하나의 문화·예술의 형태로 담아 한국 소비자들과 교류하는 명품 브랜드는 루이비통뿐만이 아니다. 6월 동대문 DDP에서 ‘근대 복식사 아트 전시회’를 선보일 예정인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갤러리와 북카페를 상시 운영하는 에르메스 등도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속되고 있는 명품 업체들의 예술적 교류 바람이 대중들의 패션에 대한 인식과 가치의 변화를 이끌어 패션이 담고 있는 넓은 세계, 그 안에 브랜드가 쌓아온 철학과 역사, 패션의 예술적 면모를 향유하면서 산업 전반이 더욱 깊이 있고 폭넓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간호섭 패션디자이너·홍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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