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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즈 분만법의 어머니', 정작 본인은 애 낳을 때…

중앙일보 2015.05.18 16:38


‘라마즈(분만법)의 어머니’가 101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마즈 분만법을 전파하고 교육하는 비영리 단체 ‘라마즈 인터내셔널’의 공동 창립자인 엘리자베스 빙(사진)이 15일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빙은 차갑고 비인간적인 공간으로 여성을 몰아 넣고 배우자와 떨어져 불안 속에 출산하게 만드는 분만 과정에 반기를 들고,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라마즈 분만법 전파에 힘썼다.



라마즈 분만법은 호흡법과 이완법을 반복 훈련, 출산의 고통을 최대한 줄여서 아기를 낳으려는 정신예방적 분만법이다. 프랑스의 라메즈 페르난드 박사가 고안했지만 대중화를 이뤄낸 데는 빙의 공이 크다.



그는 1967년 ‘쉬운 분만을 위한 6가지 실용적인 교훈’이라는 책을 펴내고 미국 전역으로 강연을 다니며 대중화에 힘썼다. 빙은 출산을 단순히 아기를 낳는 과정이 아니라 여성으로서의 삶을 변화시키는 잊지 못할 경험으로 봤다. 폭력적인 의료 시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도 두려움을 극복하고 몸의 지혜를 따르는 연습을 충분히 한다면 산통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내 산모와 배우자의 4분의 1은 라마즈 분만법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자신의 아들을 낳을 때 무통주사 등 마취제 처방을 받았다. “아이가 괜찮느냐”라고 쉴 새 없이 질문하는 빙을 귀찮게 여긴 의사가 빙에게 묻지도 않고 무통주사를 놓았다. 평소 분만 과정에서 “또렷한 정신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몸의 변화를 관찰하라”고 강조했던 그였기에 불같이 화를 냈지만, 어쩔 수 없이 마취 상태에서 출산이 진행됐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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