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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에게 없는 두 가지 … 애인과 올림픽메달 뿐

중앙일보 2015.05.18 01:04 종합 28면 지면보기
김연경
“터키 남자? 인연이 되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유럽배구 챔스리그·컵 대회 제패
올 리그까지 우승, MVP 거머줘
리우 티켓 걸린 아시안선수권 준비
“후배에게 쓴소리 하는 언니 될 것”

 ‘배구 여제’ 김연경(27·페네르바체)에게 터키는 제2의 고향이다. 지난 2011년 터키 프로리그에 진출해 4년이 흘렀다. 그는 2011~12시즌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고, 2013~14시즌 CEV컵 대회에서 우승과 MVP를 거머쥐었다. 그리고 2014~15시즌에는 리그 우승과 MVP 수상에도 성공했다. 터키 배구를 완전히 평정한 것이다.



 지난 13일 진천선수촌에서 김연경을 만났다. 그는 2016 리우 올림픽 세계예선전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선수권대회(20~28일·중국 톈진)을 대비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김연경은 “이제 한국에 있는 게 어색하고 터키가 우리집 같다. 전에는 ‘터키 남자는 별로’라고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터키 남자가 자상하다. 인연이 되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 지난 2일 터키 프로리그가 끝나고 대표팀에 바로 합류했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동안 시즌이 이어지는 것 같아 좀 피곤하다. 한국에 오자마자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염색했다. 기분전환이 됐다.”



 -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려 하지만 아직 나를 어려워하는 이들도 있다. 이재영(19·흥국생명)이 나를 롤모델로 여긴다는데 고맙다. 그런데 재영이는 내 옆에 오면 떨더라. 지금까지 재영이와 열 번 정도 얘기를 나눴는데 모두 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다른 후배들처럼 재영이도 날 편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



 - 이정철 대표팀 감독이 “김연경이 후배들을 잘 가르쳐야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팀에선 할 일이 참 많다. 감독님이 ‘후배를 다독이지만 말고 독하게 대하라’고 새로운 임무를 주셨다. 항상 집중하고 기본에 충실하라고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 이 감독은 지옥훈련을 시키는 스타일이다.



 “내가 감독님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다(웃음). 청소년 대표팀 때 감독님을 처음 만나서 많이 혼났다. 훈련도 참 힘들었다. 유럽에선 2시간 반 동안 여유있게 훈련한다. 그런데 감독님은 3시간반 동안 빡빡하게 훈련을 진행한다. 그래서 이번에 보자마자 ‘감독님 싫어요’라고 했다(웃음).”



 - 런던 올림픽 메달을 못 따고 4위에 그쳤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아쉬움 탓에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때 경험을 살려 내년 올림픽에서는 잘하고 싶다. 내 배구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한 가지가 올림픽 메달이다. 색깔은 상관없다. 후배들이 잘 성장한다면 내년엔 올림픽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다.”



 - 터키에 진출한지 4년이 넘었다.



 “이제 한국에 있는 게 어색하고 터키가 우리집 같다. 이제 내 삶이 다 터키에 있다. 내가 페네르바체에서 뛰는 ‘킴(Kim)’이라는 걸 터키 사람들이 다 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동네 주민이 됐다.”



 - 배우자로 터키 남자는 어떤가.



 “전에는 ‘터키 남자는 별로’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터키 남자가 여유롭고 자상한 면이 있다. 다른 외국 남자도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남자친구는 없다. 나 혼자 운동 열심히 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



 - 오랜 해외생활로 요리를 잘한다고 들었다.



 “한국음식을 먹고 싶을 땐 닭볶음탕·불고기·김치찌개 등을 해 먹는다. 사실 터키에 오래 있다 보니까 내 입맛이 무뎌졌다. 한국 음식이라면 뭐든 다 맛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이 내가 맛있다고 추천하는 집은 절대 안 가겠다고 하더라(웃음).”



진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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