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의 벤처 캐피탈리스트 A씨에게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한국 벤처기업을 추천해 달라’고 문의했다. A씨는 “그 수가 매우 한정적”이라고 답하면서 3곳을 꼽았다. 첫째는 ‘비키(ViKi)’였다. 한국 드라마·영화에 영문 자막을 넣어 서비스하는 업체다. 2007년에 설립해 월평균 12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2013년엔 일본 유통업체 라쿠텐이 인수했다. 이 회사는 아예 처음부터 한국 드라마·영화를 해외에 서비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했다. 법인 설립도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미국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이다. 둘째는 ‘눔(noom)’이었다. 건강관리용 앱을 개발하는 곳이다. 2006년 한국에서 설립했지만 역시 처음부터 국제시장을 목표로 했다. 바로 미국에 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전개했고, 지금은 해외에서 4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셋째는 2011년 창립된 ‘미미박스(MEMEBOX)’였다. 이른바 ‘정기 구독형’ 화장품 서비스 업체다. 한국의 사업모델을 글로벌 비즈니스로 확대한 경우다. 역시 미국 투자자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이런 기업의 공통점은 창업자·실무경영자들의 국제비즈니스 경험이 많거나, 글로벌 MBA 출신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초기부터 국제 사업을 염두에 두고 사업전략을 수립했다.

임채성 기술경영경제학회장 건국대 밀러 MOT 스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