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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콘텐트 가격 담합하는 지상파 3사

중앙일보 2015.05.18 00:25 종합 33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봉지욱
JTBC 정치부 기자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 제공 중인 자사 콘텐트의 본방송 시청 가격을 현재 1900원에서 3900원으로 두 배 넘게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올레TV 같은 모바일용 IPTV를 운영 중인 이동통신 3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격을 105% 올리면 결국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된다. 이달 내에 협상이 결렬될 경우 6월부터 스마트폰으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다. 어느 경우든 시청자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상파 측은 “콘텐트 제값 받기”라고 주장하지만 자신들의 경영수지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시청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수신료를 징수하는 KBS까지 가세해 ‘균일가 담합’으로 이동통신 3사를 압박하는 건 선진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아이플레이어(IPLAYER)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자국민에게 콘텐트를 무료로 제공한다. 그러나 한국은 수신료를 제작비로 투입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KBS나 상업방송인 SBS나 다시보기(VOD) 가격이 똑같다.



 더욱이 지상파 3사는 똑같이 이동통신 3사에 ‘끼워 팔기’도 하고 있다. 계열사인 MBC 드라마, SBS CNBC 같은 채널을 함께 묶어서 계약하는 바람에 이동통신 3사는 사고 싶지 않은 채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사야 한다.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나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스마트폰 TV는 방송법상 ‘방송’이 아니기 때문에 계약 당사자끼리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 사이 시청자의 부담만 계속 커지고 있다. 2013년 8월, 지상파는 VOD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기간을 ‘본방 후 1주’에서 ‘본방 후 3주’로 늘렸다. 지난 11일에는 케이블, IPTV 셋톱박스를 통한 VOD 가격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50% 올렸다. 이번에 다시 이동통신 3사 등을 상대로 콘텐트 판매가를 올리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은 스스로를 ‘무료 보편서비스 방송’이라고 홍보해 왔다. 하지만 안테나를 달고 지상파 TV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국민(지상파 직접수신율)은 시청자의 6%도 되지 않는다. 아시아 최하위다. 지상파 방송의 무료 확산을 위한 중계기를 단다든지 하는, 돈이 들어가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결과 대부분의 시청자가 유료 매체에 가입해 방송을 보고 있다. 지상파 직접수신율이 올라가면 지상파가 유료방송으로부터 받고 있는 콘텐트료도 줄어든다.



 익명을 원한 언론학자는 기자에게 “지상파 3사는 차라리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돈 받고 콘텐트를 파는 유료 방송과 지상파 3사가 다를 게 없어서다.



봉지욱 JTBC 정치부 기자





[『콘텐트 가격 담합하는 지상파 3사』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5월 18일자 '콘텐트 가격 담합하는 지상파 3사'하의 기사에서 “지상파TV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국민은 시청자의 6%도 되지 않고, 지상파 방송의 무료 확산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결과 대부분의 시청자가 유료 매체에 가입해 방송을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사실 확인 결과 안테나를 달고 지상파 방송을 공짜로 ‘볼 수 있는’ 국민이 아닌 현재 ‘보고 있는’ 국민이 6%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MBC는 “지상파 전파 도달율은 90% 이상이고, 난시청 해소를 위해 DTV Korea 및 KBS100%재단을 통해 소출력중계기 사업을 지원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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