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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사회적 기구에 맡기자

중앙일보 2015.05.18 00:24 종합 34면 지면보기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15일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선 지난달 2일 여야 합의를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은 향후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브리핑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주어진 여건 가운데 최선의 안으로, 특히 최초의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전원 합의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은 국민 동의가 필요하므로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서 논의해 결정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도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정부에 ‘소득대체율 50%’의 명시를 요구하지 않겠다”면서도 “65세 이상의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90%(현재 70%)까지 확대하면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50% 수준을 지킬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야당의 강기정 정책위 의장은 “여당이 연금과 법인세 당론을 모아 야당에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여야의 분위기로 볼 때 5월 임시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안 처리에는 일단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물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와 기초연금 강화, 법인세 인상 요구 등 새로운 연계조건들이 언제 발목을 잡을지 모를 살얼음판이다. 하지만 먼저 28일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고 나머지 사안들은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하거나 여야가 추가 협상을 벌이는 게 온당할 듯싶다. 지금 개혁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현 정부 임기 동안 공무원연금 개혁이 물 건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의 합의안조차 미루면 하루 100억원씩의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액이 계속 쌓여 국가 재정을 병들게 할 것이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연계조건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려면 반드시 보험료도 함께 올려야 한다. 9년 전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내놓은 개혁안도 소득대체율을 50%로 유지하려면 보험료를 12.9%로 올리도록 돼 있었다. 또한 야당의 주장처럼 기초연금을 확대 지급하려면 증세 등을 통한 확실한 재원마련 대책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기초연금은 이름만 연금이지 사실상 세금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논의할 때 생산가능인구 감소, 경제성장 둔화, 청년 일자리 감소 등 갈수록 나빠지는 환경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미래세대를 배려한다면 지금 기성세대가 좀 더 내고 덜 받으려는 양보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사회적 기구는 중장기적으론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 방안은 물론 사학·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개혁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기구에는 각 직역단체, 노동계, 재계 대표와 나중에 연금을 부담할 청년층 대표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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