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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불청객 ‘자궁 혹’ … 아기집 보호가 중요하죠

중앙일보 2015.05.18 00:03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자궁은 여성 건강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여성의 몸은 여성호르몬에 의해 성장하고 아프고 늙는다. 10대 초·중반부터 여성호르몬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자궁이 발달하고 초경을 경험한다. 20~30대에는 임신·출산을 거치면서 변곡점을 맞는다. 자궁·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40대부터는 폐경과 함께 자궁근종·자궁경부암 등 부인병에 시달린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장흡(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장은 “여성은 월경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자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자궁근종 증상·치료법을 소개한다.


자궁근종 크기 줄이는 약물치료



이유 없이 허리·골반 아프다면 자궁근종 의심



자궁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자궁근종이다. 자궁의 근육층을 이루는 평활근에 혹이 여러 개 생긴다. 크기는 콩알만 한 것부터 어른 주먹보다 큰 것까지 다양하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4명은 몸 속에서 자궁근종이 발견된다. 주로 40대 중년여성에게 많다.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자궁근종으로 치료받은 여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자궁근종으로 치료받은 환자 29만2805명의 절반가량인 46%가 40대였다.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30대에도 자궁근종으로 치료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행히 자궁근종이 악성종양인 암으로 변이될 가능성은 드물다. 문제는 삶의 질이다. 김 이사장은 “단순히 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성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이 있으면 지혈이 안 돼 월경 시 출혈량이 많다. 자궁근종으로 늘어난 자궁이 바로 앞에 있는 방광을 눌러 소변이 자주 마렵다. 자궁근종이 커지고 개수가 많아지면서 복부·허리·골반 통증이 심해진다. 자궁근종 통증은 일정기간 지나면 사라지는 월경통과 달리 한 달 내내 지속되기도 한다.



예상하지 못했던 하혈이 잦아지면서 빈혈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혈액 속 헤모글로빈 수치는 12단계 이상이 정상이다. 자궁근종으로 하혈이 심할 때는 5단계 이하로 떨어져 병원에 실려와 급하게 수혈을 받는다. 빈혈이 반복되면 심장에 부담을 줘 심부전 위험을 높인다. 자궁 안쪽에 공간에 생기면 수정란의 자궁 착상을 방해해 불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김 이사장은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자궁 평활근을 이루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자궁근종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폐경 이후 자궁근종 크기가 줄어드는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자궁 보호하면서 자궁근종 크기 줄여



자궁근종은 크기나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우선은 관찰이다.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다면 정기적으로 자궁 상태를 점검한다. 통증이 심하고 자궁근종이 크고 많다면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핵심은 난소·자궁 기능을 온전히 보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먹는 약으로 자궁근종 크기를 줄이는 약물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니시아(성분명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 신풍제약)가 대표적이다. 자궁근종 성장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자궁근종 증식을 억제한다. 자궁근종 크기가 줄면서 통증·하혈·빈혈 등 이상증상을 완화·개선한다.



기존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는 주사 역시 자궁근종 증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몸 상태가 폐경기와 비슷해져 안면홍조, 발한, 골밀도 감소 같은 부작용을 감내해야 한다. 또 투약을 중단하면 줄었던 자궁근종이 다시 커진다.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시술 역시 완벽하지 않다. 시술 후 셋 중 한 명은 자궁근종이 재발한다. 자궁근종의 모양·위치에 따라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니시아는 중증 자궁근종을 효과적으로 치료·관리한다. 자궁근종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한 결과 이니시아 복용 3개월 후 빈혈환자 80%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김 이사장은 “치료 전보다 자궁근종 크기·통증도 줄어든다”며 “임신·출산으로 자궁에 손을 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1차적으로 먹는 약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론 자궁근종이 심하게 퍼졌거나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자궁근종은 특별히 노력한다고 예방할 수 없다. 출산 경험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자궁·난소 상태를 점검해 대비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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