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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OX] 인생의 어른 셋 박상국·장충식·안휘준

중앙일보 2015.05.16 01:40 종합 16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박상국, 장충식, 안휘준.


백아절현(伯牙絶絃). 소중한 친구를 잃었을 때의 슬픔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 명수였던 백아가 자기를 알아주던 친구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사연에서 유래했다. 김경호씨는 10년 전 장충식(1941~2005) 동국대 교수가 세상을 떠나자 이 단어를 떠올렸다. 스승의 임종 소식에 사경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김씨가 오늘의 그를 있게 한 인생의 어른 셋을 꼽았다. (※는 김씨에 대한 그들의 촌평)



 ①박상국(68)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사경 조사와 연구를 시작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셨다. 사경 관련 자료를 보관한 기관과 사람도 연결시켜 주셨다. 동국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 들어가 공부를 하게 된 것도 그의 권유에 의해서였다. (※김씨의 실력은 고려시대를 능가한다. 고려시대 사경은 마무리가 약한 편인데 김씨의 작품은 끝까지 흐트러짐이 없다.)



 ②장충식 전 동국대 박물관장=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우리 불교미술의 흐름을 공부하는 전기를 마련해주셨다. 제 작업의 의미를 누구보다 알아주셨고, 격려도 아끼지 않으셨다. 그가 타계하자 내 자신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심정이었다. (※김씨의 정진에 의해 전통 사경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됐다. 고금의 금석문을 섭렵한 서체도 섬세미려하다-2002년 전시 평에서.)



 ③안휘준(75)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서울대 미대 교수 때부터 예술가로의 저를 인정해주셨다. 이분만큼 제 작품을 꼼꼼하게 본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마우스피스를 끼고 일해라”라고 하실 만큼 건강도 늘 챙겨주신다. (※한글을 적극 반영하는 등 사경의 현대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불교 이외의 종교에도 마음이 열려 있다. 제자 양성도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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