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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행복하고 싶나, e메일·SNS부터 줄여라

중앙일보 2015.05.16 00:47 종합 23면 지면보기
행복은 어떻게 설계되는가

폴 돌런 지음, 이영아 옮김

와이즈베리, 300쪽

1만4000원




‘행복이 무엇이냐’ ‘행복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냐’ 등 다분히 막연한 주제를 분석적·체계적으로 다룬 책이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행동과학 교수인 저자는 과학적 데이터에 입각해 행복을 설명하고 행복에 이르는 실질적인 행동전략을 제시한다. 기존 행복 관련 책들이 권했던 ‘마음먹기에 달렸다’ 식의 두루뭉술한 처방과는 사뭇 다른 접근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행복은 ‘즐거움과 목적의식을 경험하는 것’이다. 즐거움은 TV 시청, 취미활동 등을 통한 기쁨과 재미를 말하고, 목적의식은 업무·봉사 활동 등에서 맛보는 성취감·보람을 의미한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선 두 요소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 한 요소에 치우친 삶은 행복의 총량이 작을 수밖에 없다.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는 그 근거로 ‘수확체감의 법칙(생산요소의 투입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확의 증가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들었다. 따라서 어떤 즐거운 활동을 하다가 그로 인한 행복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곧장 목적의식을 느낄 수 있는 다른 활동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리고 또 그 활동으로부터 얻는 행복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즐거움이 큰 활동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이다.



행복의 문제를 행동과학 측면에서 설명하는 폴 돌런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 [사진 와이즈베리]
 우리 삶에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행복을 희생해야 하는 상황은 많지 않다. 덜 즐거운 일을 할 때라도 목적의식이 느껴진다면 그 역시 행복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된 훈련을 하고 있는 운동선수는 목적의식을 충만하게 느낌으로써 행복을 누린다. “나중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희생하지 마라. ‘바로 지금’ 즐거움과 목적의식의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추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행복의 생산 과정에서 저자가 주목한 또 하나의 요소는 ‘주의를 집중하는 방식’이다. “‘주의’는 희소 자원이다. 우리는 주의를 할당 배급할 수밖에 없다.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그러지 않은 것에 주의를 덜 기울이는 것이다.”(80쪽) 저자는 행복한 방향으로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 “마음을 바꾸라”는 식의 충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주의가 전환되도록 “습관과 환경을 설계하라”고 조언한다. 살을 빼고 싶으면 작은 접시를 사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통장 잔액이 줄어들 때마다 전화로 경고음을 보내주는 온라인 가계부 프로그램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또 반경 1㎞ 이내에 사는 친구가 더 행복해지면 내가 행복을 느낄 확률이 25% 증가한다는 ‘행복의 전염 효과’를 고려한다면, 어떤 사람과 어울릴지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가 제시한 소소한 지침도 유용할 듯싶다. ▶물건보다 경험을 더 많이 소비하고 ▶음악과 유머를 즐기며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라는 것. 또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e메일과 SNS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습관도 버리라고 권한다. “행복해지려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들을 그만두면 된다. 생각이 아닌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니, 일단 한번 실천해볼 일이다.





[S BOX]나만의 행복 설계도 만들기



행복에도 설계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행동 변화를 유도한다. 또 엉뚱한 곳으로 향할 주의력을 절약하게 만들어 행복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만들어준다.



(예시) ▶목표=독서량 늘리기 ▶설계 요소와 행동 요령



①예비 작업=집의 모든 방에 책을 갖다 놓는다.



②기본 설정=인터넷 홈페이지 초기화면을 서평 웹사이트로 설정해놓는다.



③약속=친구와 도서전에 갈 약속을 잡는다.



④사회규범화=책을 읽고 비평하는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한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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