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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자유당 정권 왜 망했다고 보나” 예춘호 4시간 면접

중앙일보 2015.05.15 02:06 종합 7면 지면보기
“앞으로 군사정부가 큰일을 하는 데 관계해 달라.”

 1962년 초 부산에서 대학강사로 일하던 예춘호는 박규상 동아대 교수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았다. 민주공화당 사전 조직에 동참하라는 뜻이었다. 5일 용인시 자택에서 만난 예춘호(88·사진) 전 의원은 “그땐 비밀 유지를 위해 ‘정당 사전조직’이라는 말도 하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해 끌어모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재건동지회’에 가입해 부산·경남 지역의 책임자 요원을 맡았다.

 그를 포함한 중앙과 지방의 모든 사무국 요원들은 서울의 춘추장에서 실시된 1주일간의 교육훈련에 참여했다. 훗날 반 JP 세력이 ‘공산당식 밀봉교육’이라고 공격했던 그 교육이다. 그는 “윤천주·김성희 교수 등이 각국의 정당론과 한국 정치현실에 대해 특강한 뒤 5~6명의 분단별로 토론을 벌이는 워크숍 형태였다” 고 말했다.

 예춘호 전 의원은 중앙정보부가 주도한 공화당 사전조직 작업을 높게 평가한다. “정보부는 과거 12년간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해 앞으로 누가,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할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62년 11월 그는 김종필(JP) 중앙정보부장과 부산 동래관광호텔에서 처음 만났다. JP가 지방을 돌면서 이영근 정보부 차장 등 실무팀이 선발한 각 지역 책임자들을 일일이 면담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JP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4시간 동안 JP는 주로 질문만 던졌다. 자유당 정권은 왜 망했다고 보느냐, 나라가 잘 살려면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을 물었다. 나는 평소 생각하던 바를 소신껏 말했다. 대화가 끝나자 JP 옆에 있던 사람이 ‘이 정도면 됐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가 김형욱 최고위원이었다.”

 이후 민주공화당 부산시 사무국 책임자가 되는 그는 대표적인 JP 사람이었다. 공화당 소속으로 6, 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 사무총장을 맡았다. 하지만 69년 3선 개헌을 끝까지 반대하면서 JP와 결별한다.

정리=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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