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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노갑 "DJ묘역 앞에서 정치 이야기 하지 마라"

중앙일보 2015.05.12 17:38
권노갑 상임고문 [사진 강정현 기자]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DJ) 묘역 앞엔 정기 화요 참배에 참석차 묘역에 온 동교동계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대화 중에 한 당원은 “당이 재보궐선거에서 지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소리를 쳤다. 그는 “DJ는 대구 달서공원에서 ‘돌을 맞아도 할 얘기는 해야겠다’며 연설을 하러 단상에 올랐다. 그랬더니 아무도 돌을 던지지 않았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광주(공항)에서 뒷구멍으로 도망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원도 “문재인은 대인배인 줄 알았는데, 소인배였다”며 맞장구를 쳤다. 김옥두 전 의원이 “그만하라”고 만류했지만 소동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0분 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고문이 탄 세단이 멈춰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곧장 묘역에 들어선 그는 40여명의 동교동계 사람들을 앞에 두고 “절대 여기 묘역에선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마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 오지말라”며 강한 어조로 훈계했다. “단호하게 내가 얘기한다”거나 “말조심해”라고도 했다.



권 고문은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에 불거지는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지금 그런 말을 할 계제(階梯ㆍ일의 순서나 절차)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14일쯤 상임고문단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개인적인 얘기는 끝난 이후 하겠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일부의 임시전당대회 요구와 관련해선 “일치된 동교동계의 견해는 아니다”라고 했다.



오전 11시 30분쯤 이희호 여사가 묘역에 도착하면서 시작된 참배는 5분만에 끝났다. 이날 참배엔 새정치연합 여성의원모임인 ‘행복여정’ 소속 이미경 의원 등 11명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동교동계와 함께 오찬을 하지 않고 헤어졌다.



한편 11일 문재인 대표와 면담을 가진 안철수 의원은 12일 오후 일부 기자들을 만나 “당 지도부는 ‘의사소통을 할게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실천에 옮겨야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선라인을 없애고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운영해야한다’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공식 라인이 당을 운영해야하는 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아 재보선을 이끌었던 이춘석 의원이 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의 당선 직후 곧장 원내수석부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인선 하나하나가 다 (지도부의) 행동”이라며 문 대표의 인선을 에둘러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구체적인 방안은 지도부가 결정할 몫”이라면서도 “새로운게 아니라 이미 다 나와있다”고 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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