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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중지 중고차, 벤츠가 변했네

중앙일보 2015.05.12 00:23 경제 1면 지면보기
경기도 용인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클래스’ 전시장에서 정비사가 중고차를 점검하고 있다. 스타클래스는 벤츠가 인증한 중고차다. [벤츠코리아 제공]
11일 오전 10시. 메르세데스-벤츠의 경기도 용인 ‘스타클래스’ 수원전시장 1층 야외 워크베이(작업장)에선 흰색 벤츠 C클래스 중고차 점검 시범이 한창이었다. 스타클래스는 벤츠코리아가 공식 수입한 차량 중 품질 기준을 통과한 중고차에 주는 인증이다. 이 회사 소속 정비사는 “차량이 도착하면 세차부터 한 뒤 178개 항목을 꼼꼼히 점검한다”며 “차량 하부를 점검하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리는데 조명을 비춰 눈으로 확인하고, 오일이 새는 부분은 없는지 냄새를 맡고, 공구로 두드려 작동에 이상은 없는지 소리까지 꼼꼼히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브랜드의 새 전략
중고차 비싸야 신차 잘 팔려
품질 인증 뒤 직접 판매 나서
“작년 550, 올해 1200대 목표”

 점검을 통과한 차량은 전시장 4층 판금·도장 작업장으로 옮겨 마무리 작업을 거친 뒤 도로주행까지 통과해야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다.



 벤츠가 인증한 중고차를 지난해 구입한 소비자는 550명. 스타클래스 매장이 처음 문을 연 2011년 이후 매년 10~35%씩 늘고 있다. 가격은 일반 중고차 시세보다 15% 정도 비싸지만 중고차 품질을 보장하는 데다 1년 2만㎞까지 무상보증도 해주기 때문이다. 최덕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부사장은 “스타클래스 인증 차량은 회사가 구입한 뒤 다시 매장에서 파는 것으로 중고차 시장에서 벤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올해 스타클래스 차량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두 배가 넘는 1200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중고차 값 관리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가 중고차 값까지 신경 쓰는 배경에는 중고차의 높은 잔존가치가 결국 신차 판매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고차 챙기기의 선두주자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1만5197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중 1위 자리에 오른 메르세데스-벤츠다. 이 회사는 현재 경기 수원과 서울 양재·용답 등 3곳인 스타클래스 전시장을 올 하반기까지 7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간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중고차 값이 빠르게 떨어져 감가율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본지가 중고차 거래 전문 쇼핑몰인 SK엔카의 지난달 말 중고차 거래가(2014년식 기준)를 분석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분석은 중산층 구입이 많은 차량 10종(국산·수입 5종씩)을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감가율이 가장 낮은 차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2.4모던이었다. 지난해 출고 가격은 2988만원이지만 올해 중고차 거래 가격은 2777만원으로 감가율은 7%에 그쳤다. 쏘나타2.0스마트(감가율 9%)와 제네시스G330프리미엄(감가율 10%)도 비교적 구입 후 높은 가치를 유지했다.



 반면 수입차 브랜드의 감가율은 여전히 국산차보다 높았다. 바꿔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차의 잔존가치가 국산차보다 빨리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2014년 모델 기준으로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엘레강스(감가율 19%)와 폴크스바겐의 골프1.6TDI(감가율 19%)의 잔존가치가 우수했다. 하지만 ‘강남 쏘나타’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인 BMW 520d의 감가율은 26%로 비교적 컸다. 아우디 A6TDI(2014년식 기준)의 감가율도 33%에 달했다.



  자동차산업학회장을 지낸 유지수(63) 국민대 총장은 “아직까진 분명 국산차의 잔존가치가 수입차보다 우수하다”며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들이 중고차 영역에까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격차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수기·김기환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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