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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다리 들었다 놨다, MLB 홀린 강정호

중앙일보 2015.05.12 00:22 종합 28면 지면보기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또 하나의 고비를 넘었다. ‘수비’에 이어 ‘레그킥(타격시 왼 다리를 들었다 내리는 것)’ 논란까지 뛰어넘었다.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땅에 다리 붙인 채 2호 홈런
7회 외다리타법으로 결승타
볼카운트 따라 폼 바꿔 맹타
수비 이어 타격도 합격점

 강정호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에서 3루수·2번타자로 나와 홈런 1개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0.333(종전 0.318)까지 올라갔고, 홈런 2개, 타점은 9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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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호는 0-0인 1회 말 1사 뒤 왼손투수 타일러 라이언스의 3구째 직구를 끌어당겨 아치를 그렸다. 지난 4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일주일만에 기록한 2호 홈런이었다. 두, 세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직선타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네번째 타석에서 다시 힘을 냈다. 3-3으로 맞선 7회 1사 2루. 강정호는 상대 투수 미치 해리스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뽑아내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의 4-3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강정호의 미국행이 결정된 뒤 제기된 의문은 두 가지였다. ‘미국에서도 수비를 잘 할 수 있을까’와 ‘레그킥을 하면서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을까’였다. 실패를 겪은 일본인 내야수들과 달리 강정호는 정공법으로 부딪쳤다.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공격적이고 과감한 수비를 했다. 강한 어깨와 뛰어난 운동신경을 눈으로 확인한 피츠버그 코칭스태프는 합격점을 줬다. 미국 현지 언론도 마찬가지다. 유격수는 물론 3루수로도 나서고 있는 강정호의 수비에 대한 지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10일에는 2루수 닐 워커와 함께 진귀한 트리플플레이를 엮어내기도 했다.







 타격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강정호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타율 0.200·2홈런)을 겪은 뒤 변화를 줬다. 2스트라이크가 될 때까지는 타격시 레그킥을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다리를 들지 않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 가지 스윙으로 모두 안타를 만들었다. 1회에는 노볼 2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고 공을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고, 7회 적시타는 레그킥을 하고 때려냈다.



 레그킥을 하지 않고 쳤을 때 강정호의 타율은 0.192(26타수 5안타)다. 레그킥을 했을 때(0.500·22타수 11안타)보다 확연히 낮다. 2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나온 결과이니 당연하다. 그러나 5개의 안타 중 장타가 2개(2루타 1개, 홈런 1개)라는 건 레그킥을 하지 않았을 때도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볼카운트 0-2(투스트라이크)에서 상대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스윙으로 홈런을 쳤다”고 칭찬했다.



 상대와 상황에 맞춘 영리한 타격도 돋보인다. 지난 7일 신시내티전에서는 풀카운트에서도 다리를 들고 스윙해 아롤디스 채프먼으로부터 2루타를 뽑아냈다. 100마일(161㎞)이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채프먼을 상대로 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2스트라이크에서 방망이를 툭 갖다대 만든 안타도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빅리그와 투수들의 분위기를 익히고 자신감을 얻으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나긴 했지만 메이저리그는 162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송재우 위원은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상황이 올 것이다. 추신수도 올 시즌 초반 그랬다. 그것을 이겨내야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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